“모든 분란·당 오해, 겸허히 사과”
鄭, 19대 총선 주도 ‘승리 경험자’
계파·스펙 등서 논란 여지 없어
격렬했던 李·尹갈등 수면아래로
尹 “캠프 내 의견 들어 보겠다”
김재원 “반발하는 인사 없을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정 전 총리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원로다. 제19대 총선에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당의 승리를 이끈 경험도 있다.
이로 인해 ‘공정성’ 문제로 촉발된 이 대표와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 신경전이 잦아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당장 이 대표는 이날 경선을 앞두고 벌어진 당내 분란 상황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정 전 총리가 선관위원장을 맡아주기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앞서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 전 총리는 특히 계파 논쟁에서 자유로운 분”이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반대 목소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서병수 전 경선준비위원장을 당 선관위원장으로 염두 뒀으나 윤 전 총장 측과 일부 최고위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윤 전 총장 측은 “경준위원장인데 당헌당규에도 없는 토론회를 추진한다”며 월권 논란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서 전 위원장이 이 대표의 비서실장인 서범수 의원의 친형인 점을 들어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서 전 위원장은 논란이 일자 지난 20일 경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관위원장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이번 ‘정홍원 카드’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사이 갈등 수위를 한 층 낮출 수 있는 최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 전 총리는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총리를 역임했다. 이에 따라 굳이 계파를 따지자면 이 대표와 다른 범(凡)친박으로 분류된다. 검사 출신의 정 전 총리는 2004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장관급), 2012년 한나라당 공천관리위원장, 2013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내는 등 선거 경험도 풍부하다.
당장 이 대표와 경선 공정성을 놓고 충돌하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 전 총리를 임명하는데 크게 반발하는 분들은 없지 않을까 한다”며 “원로가 맡아 잡음 없이 공정히 경선을 관리하면 그간 혼란상이 걷혀지고 새롭게 출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계파, ‘스펙’ 모두 논란이 될 여지가 없는 인사”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사이 신경전은 지난 주말 사이 한층 더 고조됐다.
일부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는 한 언론 보도가 기름을 부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민영삼 캠프 국민통합특보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에게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라”고 요구해 불씨만 더 커졌다.
논란이 일자 민 특보가 글을 삭제하고 캠프 합류 나흘 만에 해촉됐지만, 캠프 인사의 입에서 이 대표의 ‘탄핵’에 이어 또 ‘사퇴’가 거론된 데 따라 여진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에 라디오에서 “사람들이 대선 경선 버스 운전대를 뽑아가고, 페인트로 낙서하고, 의자를 부수는 상황”이라고 윤 전 총장을 우회 비판키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지금껏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과 당내 다소간 오해가 발생한 지점에 대해 겸허히 진심을 담아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제 선관위가 출범하는 이상 이견보다 정권교체를 향해 결집하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올리고, 공정한 경선 관리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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