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 미래주역, 中 청년들의 솔직 토크
한국어 능통자 뽑는 기업 확산…취업위해 공부하는 청년도 늘어 중국, 북한과 정치적관계 강해…역사문제 역시 언제든 충돌 가능
몇해 전까지 서울 명동 길거리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던 일본말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현란한 리듬을 타는 중국말이 시끄러운 K팝 노래소리에 섞여 쨍쨍하게 울리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방한 시장 점유율은 중국인 관광객이 43.9%로, 일본인 관광객(16.3%)을 따돌린지 오래다. 올해 최초로 중국인 관광객이 500만명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세기 전만해도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한국과 중국이 박근혜정부 들어 유례없는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으로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필연적인 수순이지만, 양국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정도로 한중관계가 돈독해진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양국관계를 바라보는 한중 청년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난달 26일부터 7박8일간 중국 현지에서 진행한 ‘한국청년대표단 중국파견사업’에서 만난 중국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국어 능통자 뽑는 기업 많아졌다”=중국 청년들은 현재의 한중관계가 ‘최상’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단순히 상호 교류가 는 것도 있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인의 인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류의 역할이 단연 일등공신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베이징대학교에 다니는 왕치(22ㆍ여) 씨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중국인이 부쩍 많아졌다”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음악이 과거보다 많이 수입되고 있는 것만 봐도 한국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대외경제무역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재학 중인 둥젠이(21) 씨는 “외국 유학생 중 한국인이 가장 많다”며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채용하려는 회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특히 중국에서 다룰 수 없는 민감한 소재를 한국 드라마를 통해 접하면서 중국 청년들의 세계관에도 적지 않는 변화를 주고 있다. 왕치 씨는 “한국 드라마에서 다룬 소재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늘 논쟁거리가 된다”며 “인터넷으로 다양한 사례를 검색하는 등 깊이 있게 알아가려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 “한류는 한류…북한은 중국의 동지”=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들은 정치나 역사 문제 앞에선 180도 달라진다. 특히 전쟁세대가 아닌데도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 청년들의 생각은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이징어언대학교에 다니는 뤄훙페이(21) 씨는 “북한과 중국은 동지 의식이 있다”며 “중국은 북한과는 정치적인 관계, 한국과는 경제적인 관계가 강하다”고 했다. 대외경제무역대에 다니는 위안펑펑(22) 씨는 “한류와 양국 간 현안을 섞으면 안된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관계가 조성되면 한류를 포함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팽배해진다”고 했다.
역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과거사를 부정한 일본 아베 정권에 등을 돌린 것처럼 한국과도 언제든 충돌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정주윈 저장성 인민대회우호협회 부비서장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좋은 감정도 불편한 감정으로 바뀔 수 있다”며 “양국이 사이가 나빠지면 결국 국민들이 손해”라고 했다.
중국파견사업 실무를 맡고 있는 윤준필 미래숲 사업개발팀장은 “양국 현안을 국가 입장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정서 교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친중국, 반중국으로 나누기보다 ‘큰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익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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