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대리점주와 택배노조 사이의 갈등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택배 물량 급증과 택배기사 과로사가 사회문제로 부각됐고, 이를 둘러싼 갈등이 한 해 내내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엔 김포지역 택배 대리점주가 택배노조원의 갑질을 문제삼으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장 대리점주의 누적된 불만이 분출되는 양상이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리점주를 추모하며 집단 조화을 보내고, 택배차량에 현수막을 다는 방식으로 택배노조원들의 횡포 알리기에 나섰다.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택배 대리점주 절반 이상이 택배노조원의 폭언이나 폭행, 집단괴롬힘을 당하고 있다는 결과도 내놨다.

택배노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울 강남의 한 대리점 소장이 구청에서 무상으로 지급하는 마스크를 빼돌리고, 이를 문제 삼은 택배기사를 해고하려 했다며 폭로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배기사의 과로사’와 ‘대리점주의 극단적 선택’을 놓고 팽팽한 여론전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택배기사의 과로사 문제는 두 차례에 걸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장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갈등으로 진통을 치르고 있다. 협상도 어렵지만, 이행은 더욱 어렵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다.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추가 택배 분류 인력 투입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택배노조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대리점주들은 추석을 앞두고 합의 사항에 포함되지도 않은 택배 수수료 문제로 노조가 떼를 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대리점주는 택배노조원의 횡포로 사업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며 직장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는 경우도 생겼다.

왜 이렇게 갈등 해결이 어려운 것일까. 이들 대리점주와 택배노조의 갈등을 ‘노사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노노갈등’의 성격을 갖고 있다. 대리점주 역시 원청인 택배사와 관계에서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근로자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을들의 다툼’으로 불리는 노노갈등은 한정된 파이를 놓고 다퉈야 하는 구조이기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근로자 사이의 갈등 역시 그렇다. 조그마한 파이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된다.

추가 분류인력 투입 문제나 택배 수수료 인상과 같은 업계 전체의 문제를 노노갈등으로 해결하기에는 수많은 진통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원청인 택배사가 빠진 상황에서는 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욱 요원하다. 그 피해는 택배를 못 받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다시금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 사회적 합의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택배비 책정 방식을 합리화할 방법은 없는지 현장을 방문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택배비의 70%를 가져가는 택배사도 이들 대리점과 택배노조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책임지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택배비의 30%를 나눠 갖는 대리점주와 택배노조가 택배를 받지 못하는 소비자의 불만을 모두 책임질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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