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수사 비판 속 핵심 관련자 녹취록 확보
대선 가까워질수록 결과 부담…수사 서두를 듯
화천대유 수익 경위, 사업자 선정 과정 밝혀야
이재명 관여 여부 및 배임 혐의 여부 규명이 핵심
화천대유 도운 전관 법조인들 역할 확인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 전담팀을 꾸린 검찰이 사건의 실체 규명은 키를 쥐게 됐다. 늑장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결과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데다, 최근 핵심 관계자들의 대화 녹취록을 제출받은 사실이 알려져 검찰로선 수사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30일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4·5호,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조사하면서 제출받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이 대화 녹취록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실기(失期)했다는 지적을 받은 검찰 수사는 27일 정 회계사 조사 이후 비로소 시작되는 모양새다. 수사팀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개발 이익 중 10억원대 금품이 전직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에게 건네졌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화천대유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녹취록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대장동 개발 의혹이 촉발된 것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거둬들인 이익 규모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합작해 만든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 지분 내역을 보면 화천대유는 1%, 천화동인 1~7호는 6%를 보유했다. 화천대유와 관계사 지분을 합쳐 7%인 셈이다. 그런데 이들이 최근 3년간 배당받은 금액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합쳐 총 4040억원 규모다. 성남의뜰 지분을 ‘50%+1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830억원을 배당받은 것과 비교하면 이익 분배 방식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분 43%를 보유한 금융사들의 배당금은 32억원 정도였다. 사실상 이자수익 정도를 챙긴 정도에 불과하다. 이 사업에서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의결권을 가졌다. 이러한 수익 배당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유 전 본부장이다.
그에 앞서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된 경위도 확인이 필요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 개발 사업 입찰을 공고했다. 마감일인 같은 해 3월 26일까지 성남의뜰과 다른 두 곳의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냈는데, 그 다음날 성남의뜰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개발 입찰의 사업자가 하루 만에 정해진 셈이다. 이 과정에 천화동인 4호 소유자인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 정모 변호사가 참여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결국 검찰은 의혹의 정점으로 의심을 받게 된 이 지사가 화천대유의 사업자 선정과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이 부분이 수사의 최종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지사는 화천대유에 특혜를 주면서 성남시에는 그에 따른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아울러 화천대유에 고문 또는 자문으로 이름을 올린 전관 법조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돼야 한다.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이 불거진 후 화천대유와 관련해 이름이 거론된 법조인은 대법관, 국회의원, 검찰총장, 특별검사, 검사장 등을 지낸 유력 법조인들이다.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됐던 권순일 전 대법관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퇴직금·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건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시험하게 될 수사라고 전망한다. 대선 정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건이어서 수사가 미진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수사팀장인 김태훈 4차장검사가 현재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수사팀의 공정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범계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당치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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