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 일자 조국 전 법무장관이 "민주공화국에서 주권자의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손바닥에 '왕' 표식을 하고 등장한 대통령 후보. '무골'(武骨)이라고 소문났는데 알고 보니 '무골(巫骨)이었다"고 조롱했다. 무사 등에 쓰이는 '굳셀 무(武)'가 아니라 '무당 무(巫)'의 한자 표기를 써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캠프의 해명에 따르면 '지지자'가 3-5차 토론회 직전 '왕'자를 손바닥에 적어주었다 한다. 이 '지지자'는 누구인가? 이 '지지자'는 곧 개최될 6차 토론회 직전에도 나타날까? 3-5차 토론회의 그 '지지자'와 같은 사람일까?"라고 의문을 드러내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윤석열은 3번에 걸친 이 '지지자'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기꺼이 손바닥을 내밀었다는 것"이라며 "'신민'(臣民)을 만났으니 뿌듯했으리라. 이제 주권자 국민은 '내가 너의 왕이다'라고 손바닥에 적어 윤석열에게 보여주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권도 조롱 섞은 맹비난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현대 사회의 정치인이 맞냐. 윤 전 총장의 정치 비전은 절대 왕정이냐"며 "시대착오적이고 불순한 태도가 민주국가의 대선 후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손바닥과 '임금 왕'자가 주술적 의미라는 의혹도 있다"며 "외신들이 한국판 '라스푸틴(제정러시아의 몰락을 부른 괴승)사태'라고 비난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향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정치적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MBN을 통해 방송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경선후보자 5차 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과정에서 수 차례 손바닥을 들어 보이다 손바닥에 쓰인 글씨가 노출됐다. 윤 전 총장의 왼쪽 손바닥엔 왕을 뜻하는 한자 왕(王)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손바닥 왕(王)자는 지지자들이 그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웃에 사시는 열성 지지자 아주머니들이 차 앞에 오셔서 꼭 정권교체 하라면서 손바닥에 '왕'자를 써주셨다"며 "1일 5차 토론회 때 오정연 목사 문상 갔다가 토론회 가는 차 안에서 손세정제로 지웠는데, 매직으로 써서 잘 안 지워진 것이고 무속인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밝혔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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