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핵심 유동규 최장 20일 구속수사
공소장에 이재명 언급될 경우 정치적 파장 불가피
수사지휘라인 ‘친여’ 우려 나오지만 특검 여론 부담
정영학 녹취록 제출된 점도 수사 하한선으로 작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검찰이 대장동 시행사업 핵심 설계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앞으로 최장 20일간 신병을 확보한 채 수사할 수 있게 됐다. 배임과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가운데,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재되느냐가 관선이 될 전망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앞으로 기본 10일, 연장할 경우 최장 20일 동안 유 본부장을 구속할 수 있다. 이달 안에는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 기간 동안 대장동 사업 시행사로 화천대유가 속한 컨소시엄이 선정되는 과정에서 윗선 지시가 있었는지, 배당금을 민간이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한 이유가 무엇인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추궁할 방침이다. 아울러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가 배당받은 4000억원대 수익의 실제 종착지가 따로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에 2010~2018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지사가 관여 내지 방조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대선 판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관련 진술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로서는 우선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를 입증해야 지시자 내지 관여자에 대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라는 평가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지역 공약 발표 후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이라며 “시장 선거를 도와 준 건 맞다, 관광공사 사장 당시 영화 제작 예산 380억원을 요청했는데, 거부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것 때문에 그만뒀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로 이어지는 이번 사건 지휘라인에서 향후 20일 동안 수사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느냐는 회의적인 관측도 있다. 김오수 총장은 대선 이후에도 임기를 1년여 동안 채워야 하고,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고교 후배로, 장관 취임 이후 검찰국장과 중앙지검장 등 요직에 발탁됐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지 않은 김태훈 4차장검사는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실무작업을 주도했다. 다만 야권을 중심으로 특검 요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실수사를 할 경우 책임소재를 추궁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검사 성향에 따라 사건이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당이 과반의석을 점유하고 있어 특검 수사가 개시되기 어렵지만, 일단 특검이 임명되면 검찰은 수사기록을 모두 인계해야 한다. 사업자 선정 과정과 특정 업체에게 유리한 배당구조로 사업을 설계한 배경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면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도 수사팀으로서는 부담이다.
천화동인 5호 소유자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이 있다는 점도 사실상 검찰 수사의 하한선을 정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소유자 김만배 전 기자와 유 전 본부장이 자금 흐름과 수익 배분에 대한 언급을 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경찰에서 한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 전 기자는 검찰 조사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김 전 기자로부터 5억원을 전달받은 정황이 담겼다. 다만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세운 회사 ‘유원홀딩스’ 압수수색 때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판사는 3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기인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 수사에 이어 김 전 기자에 대한 검찰 조사,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이한성 대표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검경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공소장의 내용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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