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심상찮던 요소수 가격이 최근 2~3일 새 ‘부르는 게 값’으로 치솟으면서 화물차 업계는 수십km를 달려 원정구매 하는 일은 물론 운행중지까지 고려하는 지경이 됐다.
업계에서는 요소수 대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비현실적이라는 반론이 거세다.
▶발등에 불 떨어진 화물트럭=요소수는 디젤 엔진 차량의 질소산화물 제거를 위한 핵심 환원제로, 300~400㎞ 주행 때마다 보충해야 한다. 현재 운행되는 화물트럭 중 200만대는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차가 운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속도가 20% 정도로 감소해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하다.
최근 며칠 전만 해도 ℓ당 1300원이던 요소수는 며칠 새 10ℓ에 10만원대까지 가격이 폭등했다. 주유소는 물론, 온라인몰에서도 찾기 힘들어지자, 화물차주들이 요소수 판매가 이뤄지는 주유소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거나 수십㎞를 달려 원정구매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요소수 시장을 왜곡하는 ‘사재기’ 의심까지 더해지고 있다. 일부 주유소니 화물차량을 다수 보유한 대형 물류업체에서 요소수를 쟁여두고, 가격이 더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업계는 중국의 수출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화물차 운행을 멈추는 지경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5t 덤프트럭을 모는 한 개인 화물차주는 “화물운임은 제자리인데 요소수 값이 폭등하면 운행 할 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별 수 없이 차를 멈추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SCR 중지 제안에 “요소수 해결이 더 빠르다” 반론=일각에서는 공급난이 해결될 때까지 요소수를 투입하지 않도록 SCR 설정을 변경하거나 작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비현실적이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요소수를 투입하지 않아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SCR의 설정을 변경해 기존 차량에 일일이 적용하는 것은 단기간에 불가능하다.
기존 SCR의 제어 로직을 변경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수개월이 소요될 상황인데다, 차주들이 일일이 서비스센터로 차량을 가져가 새 소프트웨어를 적용해야 한다. 이후 요소수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소프트웨어를 변경해 차량에 일일이 적용시키는일을 반복해야 한다.
SCR을 제거하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SCR은 차량의 메인 시스템과 연동된 기본 장착 제품이기 때문에 설정 변경없이 제거하면 차량 운행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환경부 역시 일시적인 품귀 현상 해결을 위해 환경 규제 기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무단으로 SCR을 탈거·훼손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업계는 SCR변경 등의 비현실적인 미봉책보다 수입선 다변화나 국내 생산 증가 등으로 요소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앞장서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요소수의 재고량을 늘리는 등 중기적인 대안을 마련하면서 국내에서 일부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재훈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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