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세대 첫 청와대 주인

李 64년·尹 60년·洪 54년생

의원·대법관도 60년대생이 주축

향후 지방선거도 ‘전후세대’가 주류

캐리커처 : 박지영
캐리커처 : 박지영

내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입법·사법·행정 ‘3대 권력’의 세대교체가 완성된다. 정전 69년이 되는 해인 내년에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여야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한국전쟁’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난 첫 대통령이 되고, 대선 후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선 17개 지방자치단체장 대부분이 정전협정(1953년) 이후 세대가 선출될 전망이다.

이미 21대 국회는 압도적 다수 국회의원이 전쟁 후 태어난 세대로 구성돼 있고, 사법부 역시 격동의 ‘60년대 생’ 대법관들이 주축이다. 1953년 전쟁폐허국이었던 한국은 2021년 유엔(UNCTAD)이 인정한 선진국이 됐다. 국가에 성장곡선이 있다면 지난 70년은 잘살아보기 위해 이를 악물었던 시대로 기록된다면, 내년부터 열릴 한국은 새 시대의 첫 페이지가 펼쳐진 해로 남게될 전망이다.

여야 주요 대선 후보의 출생연도를 분석하면 흥미로운 사실이 확인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64년생(만 56세)이고,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는 1954년생(66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는 1960년생(61세)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후보인 홍 후보마저도 정전협정 이후 세대란 점이다.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매러디스 호에 몸을 싣고 내려온 피난민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1953년생)이고, 한국전쟁에 군인으로 참가했던 아버지를 뒀던 딸이 박근혜 전 대통령(1952년생)이란 점을 고려하면 20대 대선에서 당선될 대통령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전후세대(postwar generation)’에서 나오는 첫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대선(3월 9일) 두 달여 후 치러지는 지방선거(6월 1일)에서 뽑히는 시·도지사들 역시 모두 전후세대로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지사 당선인 가운데 1953년 이전에 태어난 인사는 이시종(1947년생) 충북지사, 오거돈(1948년생) 부산시장, 송철호(1949년생) 울산시장, 이용섭(1951년생) 광주시장, 송하진(1952년생) 전북지사 등 모두 5명이었다. 일부 지자체장을 제외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사의 비극이다. 또한 전 세계 미국 등 16개국 1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전했던 국제전이기도 하다. 여전히 해외에선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한국전쟁’이나 ‘전쟁고아’ 등이 남아있다. 이는 한국전쟁이 국제전 양상으로 진행된 것이 원인이다. ‘개성상인’으로 대표되는 국제 무역이 ‘코리아(KOREA)’를 세계무대에 처음 등장시켰다면, 한국전쟁은 근대사에서 한편의 비극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린 또 다른 사건이었다. 한국전쟁과 폐허 이미지가 세계인이 기억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였다면, 이제는 케이팝(K-POP)과 한식, 태권도가 한국에 대한 첫 연상 이미지가 됐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워드 클라우드 세계지도’에서 ‘케이팝’은 한국을 연상하는 이미지로 전체 지역 1위에 올랐다. 한식은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북미 등 3개 권역에서 1위에 올랐고, 아프리카에선 한국 연상 이미지 1위에 IT제품이 올랐다. 한국이 만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 영향력은 현재도 진행 중이고,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역시 한국은 아시아 1위다. 반도체 조선 등 세계 1위 산업 보유국이며, 정치 부문 성장도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군 세계 유일 국가, 원조받던 국가가 원조하는 국가가 된 첫 사례 역시 한국이다.

정부 부처 수장들 역시 이미 전후세대로의 전환은 완성 단계다. 부처 장관들 가운데엔 김부겸(1958년생) 국무총리가 최연장자 가운데 한 명이고, 김 총리보다 나이가 많은 인사는 정의용(1943년생) 외교부 장관 외엔 전무하다. 홍남기(1960년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하 장관들 전원은 1960년대생으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67년생으로 가장 젊은 장관이다. 부처 장관들 역시 중심축이 60년대생으로 넘어온 셈이다.

정원이 300명인 국회의원 역시 1953년 이전에 태어난 인사들은 손에 꼽힌다. 김진표(1947년)·홍문표(1947년)·변재일(1948년)·서병수(1952년)·박병석(1952년)·이학영(1952년)·한기호(1952년) 등 7명만이 1953년 이전에 태어났다. 전체 의원들 가운데 1953년 이후 출생한 국회의원들의 수는 전체의 97.6%에 이른다. 21대 국회의원들의 당선자 평균 나이는 54.7세로 최연소 당선자는 정의당의 류호정(1992년생·27세) 의원이다.

사법부의 정점인 대법원 대법관들 역시 김명수(1959년생)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모두 14명의 대법관 가운데 50년대생은 2명(조재연·안철상 대법관)에 불과하다. 11명의 대법관은 모두 1960년대생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젊은 대법관은 1968년생인 오경미 대법관으로 임기는 오는 2027년까지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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