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상품 아냐” 대법원에 파기환송 촉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노동·시민단체들이 4일 제주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2심 판결과 관련해 “건강은 상품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이 파기환송할 것을 촉구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등 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은 의료공공성과 공익을 위해 제주영리병원 허가를 취소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영리병원에 대한 소모적 논쟁이 시작된 이래로 영리병원에 대한 국민적 반대 여론이 바뀌어 본 적 없다”며 “대법원은 사법기구의 최고 결정 기구로서 명백한 공익에 근거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녹지국제영리병원 소송의 핵심은 중국 녹지그룹이 ‘내국인 진료제한’에 불복한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국내 영리병원 확산으로 이어지게 될 우려가 크다. 돈이 된다면 어디든 오염시키는, 코로나19보다 더 끔찍한 바이러스를 한국 보건의료에 전파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행정권력과 국회가 민의에 따라 의료를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것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영리병원 저지를 위해 반대 탄원서, 1인 시위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광주고등법원은 지난 8월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제주도의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제주도의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으나, 2심은 녹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제주도가 상고해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제주도는 2018년 12월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녹지국제병원을 운영하도록 조건부 개설 허가를 내렸다. 그러나 녹지 측이 조건부 허가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자, 제주도는 허가 처분 자체를 취소했다.
한성규 무상의료운동본부 집행위원장(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영리병원 문제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대법원은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판결을 통해 돈보다 생명이라는 보편적·헌법적 가치가 우선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영리병원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환 제주의료영리화저지범국본 공동대표는 “여전히 제주도민들은 위중하면 서울의 종합병원을 찾아간다. 서울과 지방의 의료양극화가 극심하다”며 “제주도에는 영리병원이 아닌 공공병원 개설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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