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결국 둘은 다음주 얼굴을 맞댄다. 정치체제·경제 등의 측면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내주 화상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때부터 시작한 미중 무역갈등 이후 긴장완화 차원의 제대로 된 정상간 만남이 없었기에 이번 회담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관심이다.
회담은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10월 초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한 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당시 시점은 ‘연내’라고 해 ‘연말’로 풀이하는 시선이 많았던 걸 감안하면 회담이 예상보다 일찍 이뤄지는 것이다. 정확한 날짜는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두 나라가 대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중국의 핵무기 증가에 대해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최근 몇 달간 관계가 조용히 개선되면서 이뤄지는 정상회담이라고 설명했다.
캐린 장 피에르 백악관 부대변인도 전날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국가간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려는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라며 “특정 결과물을 찾으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9월 두 차례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미중 정상회담은 지난달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질지 주목을 받았지만, 시 주석이 참석하지 않아 불발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21개월간 중국 밖을 나서지 않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거라고 낙관하기엔 두 나라간 전선(戰線)이 너무 광범위하다.
시 주석은 내년 3연임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가 끝난 뒤 리더십을 한층 끌어올린 상태에서 정상회담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트럼프 보다 더 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까칠한’ 대중국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당장 양국이 충돌하는 지점이 많다. 미국이 주요국 반도체 업체에 공급망 관련 자료를 요청해 전날 받은 걸 두고 중국 측이 ‘약탈’로 규정해 비난하자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이날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는 등 신경전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군 연계 기업은 미국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때의 행정명령을 이날 연장했다.
그런가하면 미 상·하원 의원은 9일 군 수송기를 타고 대만을 깜짝 방문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대선 기간 동안 시 주석에 대해 몸에 민주적인 뼈가 없는 ‘불량배’라고 평가했다고 상기시켰다.
한 소식통은 “정상회담에서 청도 주재 미 영사관과 휴스턴에 있는 중국 영사관 재개 여부에 대한 문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사업무 정상화 가능성을 점쳤지만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7월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했고, 중국도 맞대응으로 쓰촨성 청도의 미 영사관을 폐쇄했다. 미국 거주 중국인 학자가 인민해방군 소속으로 스파이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발단이었고, 두 나라간 국민을 볼모로 한 ‘인질 외교’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던 사안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볼 때 두 정상 모두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팽배한 여론을 등에 업은 공고한 지도력을 원하고 있어 ‘원샷’으로 관계 해빙이 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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