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부장의 대면 설명 필요” 기자단 지적에

“총장 관여 시 위법 논란 여지” 즉답 회피

‘하청 감찰’ 논란엔 “나온 자료도 그런 사실도 없어”

자료 나올 확률 0인데 압수필요성 있다는 점은 모순

제도 개선 약속… ‘언론 자유 침해시 중단조치’ 언급도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검찰청 감찰부가 대변인 공용전화기를 영장 없이 압수해 언론 사찰 논란이 인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이 “자료가 남아있었을 가능성이 제로”라고 해명했다. 자료가 없는데 압수를 하는 모순점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은 향후 같은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감찰 운영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김 총장은 대변인 공용전화기를 압수하는 상황인 것은 알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감찰 규정이 엄격해 고위검사는 특임검사처럼 결과만 보고하고 과정에는 총장이 관여하거나 하면 위법 논란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박성진 대검 차장도 “대검 감찰 관여도 논란의 여지가 있고, 잘못하면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며 “감찰도 입장 발표한 상황에서 총장 입장에서 다른 이야기를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9일 해명을 요구하는 대검 기자단 10여 명과 대치하며 “감찰부의 설명은 총장이 지시할 게 아니다”라고 밝힌 입장과 같다.

영장 없이 전화기를 가져가 당사자 참관 없이 포렌식을 한 것이 위법 소지가 있고, 언론 자유 침해에도 해당한단 비판엔 “감찰부에서는 감찰 대상이 수회 초기화돼 사용하던 공용폰이고, 포렌식 결과도 남아있지 않아 언론사찰 근거는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찰부에 물었는데, 포렌식 하면 자료가 남아 있을 확률이 ‘제로’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참관인 없이 진행된 포렌식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온 것이 없으니 문제도 없다’는 결과로 답을 한 셈이다. 김 총장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김덕곤 대검 감찰3과장 사건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단 이유로, 참관과 영장 없이 이뤄진 포렌식의 위법성에 대해서도 답을 피했다.

박 차장은 감찰부의 대변인 공용폰 압수에 대한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검 소유 물건에 대한 압수 통보를 받았을 뿐, 따로 승인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감찰을) 진행할 때 특별히 중간에 보고를 하지 않는다”며 “휴대폰이 여러 번 초기화되긴 했지만 대변인실에 보관돼 있고, 대검의 소유물을 포렌식 하는 과정이라면 대검 전체에 대해 감찰을 받는 걸 알고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통보를 받는다. (사전 보고가 아닌) 그걸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검 감찰부의 대변인 공용폰 포렌식 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자료를 확보한 ‘하청 감찰’ 논란에 대해선, “내용이 있으면 더더욱 그런 논란이 있겠지만, 전혀 자료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감찰부에도 확인했고, 공수처에서도 (압수수색 전) 연락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며 “공용폰과 관련해선 공수처에서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감찰 규정에도, 총장이 개입하진 못하지만 현저히 부당하면 시정명령하거나 중단시킬 수 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는 “감찰규정에 있으니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를 벗어난 경우엔 총장 권한의 적극적 행사를 검토할 것”이라며 “과정과 절차에 대해선 세심하게 살펴보고 필요하면 제도적 보완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 감찰3과(과장 김덕곤)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및 ‘장모 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 서인선 대검 대변인으로부터 업무용 휴대전화를 법원의 영장 없이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해 포렌식했다. 이는 지난해 8월까지 대변인으로 근무한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과, 올 7월 대구지검으로 자리를 옮긴 이창수 차장검사가 쓰던 전화기다. 대검 감찰부는 업무용 전화기의 사용자였던 전임 대변인들에게 포렌식 참관 의사를 묻지 않은 정보를 추출했다. 서인선 현 대검 대변인은 전임 대변인들에게 포렌식 참관 의사를 물어봐 달라고 감찰부에 요청했지만, 감찰부는 ‘대변인실 서무 직원이 참관하면 된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화기 정보는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며 고스란히 전달됐다. 최근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높은 공수처가 대검 감찰을 통해 영장 없이 증거물 확보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함께 언론과 대변인 사이 대화내역을 무단으로 들여다본다는 비판이 나왔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