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절차 위반’ 항의에 대검 압수수색 중단
‘이성윤 기소’ 당시 수사팀 아닌 검사 영장에 넣기도
“수사 자체가 굉장히 부실하다는 징표” 지적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한 번 압수수색했다. 한차례 허탕을 친 공수처는 이렇다 할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위법성 논란에 휩싸였다.
공수처 수사 3부(부장 최석규)는 29일 대검 정보통신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집행했다. 공수처는 지난 26일 대검 정보통신과를 압수수색하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 내의 전자결재, 이메일, 메신저, 쪽지 등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전 고지 절차를 생략하며 ‘절차’에 대한 항의를 받았고, 압수수색은 7시간여 만에 빈손으로 끝났다.
공수처의 지난 압수수색은 절차 위반 문제 외에도, 이 고검장의 기소 당시 수사팀이 아니었던 검사까지 대상으로 영장에 기재하면서, ‘위법 영장’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공수처의 영장엔 이 고검장의 기소 당시 ‘파견’이 끝나 수사팀을 떠난 임세진 현 부산지검 공판1부장 검사와 김경목 당시 수원지검 검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공수처에 수사 보고, 기록 목록,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 등을 요청해, 수사보고에 자신과 김 검사의 이름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향후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다.
영장 전담 판사 출신 변호사는 “기록에도 공소장 유출 관련성이 드러나 있지 않은데 발부가 됐다면 ‘준항고’ 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준항고란 재판이나 검사 등의 처분에 불복할 시, 그 재판이나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법원에 요구하는 것이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을 기소 당시에 떠난 사람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수사 자체가 굉장히 부실하다는 징표”라며 “사실관계 자체를 정확히 파악 못 하고 있다는 뜻으로 영장자체가 위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이프로스 글을 통해 “만약 이성윤 검사장 기소 일에 저와 김경목 검사가 수원지검 수사팀에 속해 있다는 내용의 수사기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았다면, 이는 법원을 기망하여 받은 것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임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공수처는 “허위의 수사기록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서도 체면을 구겼다. 법원은 김웅 의원이 공수처의 압수수색에 불복해 제기한 준항고 신청을 인용했다. 김 의원이 사무실에 없는 사이 영장 제시나 통지 등을 하지 않은 채 영장을 집행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으로, 확보한 증거를 쓸 수 없게 됐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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