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 손해배상 예정액 과다하면 감액 가능

대법원, “계약서 상 손해액 10배 금액 배상하라”

대법원[헤럴드DB]
대법원[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거래 약정을 이행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한 경우 실제 손해액의 10배를 배상하는 계약도 유효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국내 낙농기계 수입·판매업자 양모 씨가 독일 낙농기업 B사를 상대로 낸 독점판매권 침해금지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판결 확정으로 B사는 8억8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손해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할지라도 일반 사회관념에 비춰 경제적 약자 지위에 있는 채무자가 부당한 압박으로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갈등은 B사가 A사에게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알리면서 시작됐다. A사가 계약서 상 기재된 ‘100만 유로 또는 신규 설비의 25% 시장 점유율’에 해당하는 연간 구매주문량을 3년 연속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A사는 2년간(2006,2007년) 100만 유로 상당의 구매주문을 하지 못하다 3년째에 연간 구매주문량 100만 유로를 넘겼다. 하지만 B사는 ‘주문량’이며 결제까지 이뤄진 ‘결제량’이 아니라는 이유로 독점 판매 계약을 해지, 국내 경쟁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1심 재판부는 양씨의 손을 들어줬다. 민법 상 ‘부당히 과다한 경우’ 손해 배상 예정액을 감액할 수 있지만, 재판부는 약속한대로 10배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씨와 B사는 모두 상거래에 익숙한 상인이고, 거래 특성상 손해액을 특정하기 어려워 계약 불이행시 배상금액을 미리 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