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기차 제조원가의 30~40% 담당

자체 생산 통해 가격 경쟁력·수급 안정성 확보

폭스바겐 유럽에 6개 공장…테슬라 반값 배터리

미국 오하이오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미국 오하이오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사업위험 요소로 ‘주요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이 세세하게 담겼다.

폭스바겐, 볼보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직접 또는 배터리 제조업체와 협력을 통해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고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제조업체의 주요 고객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수요 감소, 단가 인하로 연결돼 2차전지 제조업체의 매출·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가절감·안정적 수급...내재화 잇달아=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제조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체 생산으로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배터리 내재화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배터리 제조사인 노스볼트와 협력해 2030년까지 유럽에 총 6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각 공장당 40GWh 용량을 확보, 총 24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볼보는 최근 노스볼트과 300억 크로나(한화 약 4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유럽에 신규 배터리 공장과 연구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볼보는 향후 협업 지역을 미국과 아시아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긴장케 했다.

하칸 사무엘슨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업이 유럽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며 “유럽에서 시작하지만, 당연히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요타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생산에 2030년까지 135억 달러(약 16조원)을 투자한다. 생산 공장 건설에 90억 달러, 개발에 45억 달러를 각각 투입한다. 총생산 능력은 200GWh가 목표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인근에 13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자체 개발 중이다.

테슬라는 내년까지 100GWh, 2030년까지 3TWh 규모의 생산 설비를 구축해 배터리 생산량과 효율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3년 내 배터리 원가를 56% 절감하겠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현대차도 2025년 시범 양산, 2030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설비투자·기술 혁신으로 경쟁력 확보= 미국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완성차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개발·양산 부문에서 기술 격차가 크다는 판단이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내재화가 성공적으로 달성될 경우 장기적으로 배터리 수요 및 단가 인하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고,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투자를 통해 현재 벌어진 격차를 더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사를 통해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 고객사를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내 합작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과 미국에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7조원가량을 투입한다. SK온은 약 5조원을 투입, 포드와 미국에 합작공장 3개를 건설한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