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1월 월세비중 43% 5년래 최고
서울 아파트 시장서 월세 낀 거래비중 늘어
준전세, 연간 기준으로 처음 3만건 돌파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3%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전셋값 급등에 더해 대출 규제로 자금을 확보할 길이 막히자 월세로 발길을 돌린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지난해 11월 전월세 거래량은 총 19만29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과 비교해 1.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전세 거래량(10만6388건)은 전달보다 1.2%, 전년 동월 대비로는 5.7% 각각 늘었다. 월세 거래량(8만6602건)은 각각 2.1%, 18.7% 증가했다.
전달과 전년 동월뿐 아니라 5년 평균 대비로도 월세 거래량(40.6%)이 전세 거래량(18.8%)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다.
11월까지 누계 기준 월세 거래량 비중은 43.3%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포인트, 5년 평균 대비 1.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지역별 월세 거래량 비중은 수도권이 42.6%, 지방이 44.8%를 기록했다. 서울은 45.3%를 나타냈다. 주택유형별 월세 비중은 아파트가 37.7%, 아파트 외 주택이 48.2%로 집계됐다. 서울의 아파트·아파트 외 주택의 해당 비중은 각각 39.9%, 47.8%다. 지방의 아파트 외 주택의 월세 비중은 56.2%로 전체 지역·주택유형 중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시장만 좁혀서 보면, 지난해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집계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8만1795건이며, 이 중 월세(월세·준월세·준전세)를 낀 거래량은 6만7325건이다.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2011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월세유형 중에서도 높은 보증금에 월세까지 내야 하는 준전세 거래가 연간 기준으로 처음 3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준전세 거래량은 3만1434건으로 전년보다 21.9% 증가했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를 뜻한다.
이 같은 월세 거래 폭증은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대출이 막히면서 무주택 서민에겐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셋집 구하기마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