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재활용한다” 제보 바탕 의혹보도
식품제조업체 ‘허위 제보’ 주장 언론사 상대 소송
법원 “소비자건강 사항, 현저한 공익성 인정”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반품 제품을 재활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식품업체가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1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이관용)은 S사가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를 상대로 낸 11억 3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도 내용에 관한 명백한 증거 자료가 확인되는 경우에 한해 그 보도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민 보건과 위생에 관한 문제점을 보도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S사는 2020년 1월 자사가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간장을 새 제품과 섞는 방법으로 재가공하고 이 과정에서 구더기와 바퀴벌레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소송을 냈다. 내부 고발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6차례 기사가 작성됐지만, 사측은 노조설립 갈등으로 인한 허위 제보라고 주장했다. 업체명이 노출되지 않았지만, ‘60여년 지역 업체’ 등 추론 가능한 내용이 포함돼 기업 특정이 가능했다. 이 업체는 근거 없는 제보에만 의존한 허위사실 보도로 명예, 신용, 인격권 등 심각한 침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봤다. 수사 과정에서 직원 7명이 유통기한이 지난 반품 제품을 혼합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점과 산분해공정일지에서 반품 간장 혼합사실을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기재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회사 관계자가 처음에는 제품 혼합을 극구 부인하다가, 경찰 조사가 거듭되면서 진술을 번복해 반품 제품과 새 제품을 혼합한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점도 감안했다. 더불어 소비자 건강과 식품 위생에 관여된 사항으로 쟁점 자체에 대해 현저한 공익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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