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무죄…1심 징역 3년형 뒤집혀
최씨 불법 요양병원 개설·운영 관여 혐의 인정 안돼
재판부 “병원운영과 관련해 수익분배 약정 체결 한 사실 없다”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요양급여 22억원을 타 낸 혐의를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씨가 요양병원에 자금을 대줬을 뿐, 병원 설립과 실질적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봤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강열)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행에 공모하고 기능적 행위를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억 940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타 낸 혐의도 무죄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최씨의 의료법인 설립 과정 공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씨는 계약금 2억원을 주는 등 불법 요양병원 설립 단계부터 관여한 혐의를 받아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가 사업에 참여하기 이전부터 의료재단 사업을 공모한 A씨와 B씨가 요양병원 설립을 주도하고, 최씨는 사실상 투자자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약 당일 당사자가 누구인지, 계약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한 채 계약 체결 현장으로 간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1년 8월 A씨와 B씨가 의료법인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공동운영하기로 이면 협약을 체결했고, 최씨가 계약을 체결(2012년 9월)한 후에도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A씨와 달리 동업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이면협약으로서 이미 A씨와 B씨가 건물 인수 수익을 5대5로 분배한다는 사실을 알지조차 못했다”고 했다.
1심에서는 병원 설립 발기인 회의가 개최되지 않은 채 최씨의 날인으로 각종 서류가 작성된 점을 두고 최씨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서면결의 방식에 따른 발기인회의가 금지됐다고 볼 수 없다”며 “설립발기인 회의가 실제 개최되지 않았더라도 정관에 위배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씨의 사위 유모씨가 병원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질적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병원행정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사람은 A씨와 B씨이며, 유씨가 행정원장으로서 일부 직원을 선발하는데 참여한 사실만으로는 최씨가 사위를 통해서 병원 운영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유씨의 근무기간이 개원 초기 3개월에 불과하고 그 기간동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의 직접적 병원 운영 개입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병원운영과 관련해 수익분배 약정을 체결 한 사실 찾을 수 없다”며 “나아가 개설 후 의료재단이나 병원업무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종합해본다면 최씨가 의료재단이 이미 형해화됐거나 형식적으로 설립되고 존속된 것을 알면서도 수익분배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2년 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400만원을 수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니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1심 재판부는 최씨가 요양병원 개설부터 실질적 운영 전반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의료재단 설립에 필요한 설립발기인 회의록과 명단, 정관 등 각종 서류에 날인하는 등 개설 초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병원 근무 경력이 없는 사위 A씨를 행정원장으로 앉히고 각종 채용 및 직원 급여에 관여하고 시설을 구비한 정황도 고려됐다. 병원 확장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의료재단을 채무자로 설정하는 일에 최씨가 단독으로 진행했다는 진술도 뒷받침됐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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