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선고 연기했지만 이미 결론 낸 듯

하나銀 일부 업무정지·함영주 내정자 징계 여부도 결정

한승 전 법원장 등 호화 대리인 방어 성공 여부 주목

하나금융그룹 전경
하나금융그룹 전경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 결합펀드(DLF) 사태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당시 하나은행장)와 하나은행에 내려진 징계 처분 정당성이 조만간 판가름날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일부 업무 6개월 정지와 함 내정자의 금융권 취업 제한 여부가 결정돼 판결에 따른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정상규)는 함 내정자와 하나은행 측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 1심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당초 16일 선고가 예정됐으나 오는 28일 변론기일을 이어간다. 하나은행과 금감원 측이 따로 변론 재개를 요청하지 않은 데다 쟁점이 추가되지 않은 만큼 판결문 작성에 시간이 필요해 변론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2020년 3월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온 DLF을 판매한 하나은행에게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6개월 정지 제재와 과태료 16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2019년 하반기 채권금리가 세계적으로 급락하면서 미국·영국·독일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과 이에 투자한 DLF에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이다. 당시 은행장으로 문책경고(금융권 취업 3년 제한)를 받은 함 내정자와 하나은행 측은 불복 소송을 냈다. 현재 징계 처분은 집행정지 인용으로 효력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DLF 사태 당시 같은 이유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례를 비춰보면 법원이 하나은행 측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법원은 손 회장과 우리은행에 대해 내려진 금융당국 중징계가 과다하는 판단에 따라 징계처분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현행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해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금감원이 법령상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처분 사유를 구성했기에 징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금감원이 비슷한 근거로 하나은행 측에 제재를 내린 만큼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함 내정자 측은 판사 출신의 대리인단을 선임해 소송 대응에 나선 상태다. ‘대법관 0순위’로 꼽혔던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의 한승 전 법원장, 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 판사를 거친 민병훈 전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장 출신의 이동근 전 부장판사 등이 방어에 나섰다. 한 변호사는 2020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심사를 맡아 영장을 기각을 받아냈다. 영장전담 판사 출신의 민 변호사도 2008년 이건희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사건을 맡아 무죄 판결을 받는 등 기업 사건에 잔뼈가 굵은 법조인이다. 금융위 측은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신송현, 용순덕, 이동우, 주효정, 최정진, 현소정 변호사가 대리를 맡아 징계가 정당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