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여파 ‘물동량 확보’ 고심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

피더선 작업중단에 재개 불가능

극동노선은 물동량 회복 안돼

기존 컨선, 동남아 노선 등 투입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플래티넘(Platinum)호’. [HMM 제공]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플래티넘(Platinum)호’. [HMM 제공]

이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된 HMM의 러시아 노선 운항이 내달 재개될지 불투명하다. 서방의 제재로 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바닷길이 막힌 데다 극동항로를 이용하려는 국내 수요도 급감한 영향이다.

HMM 관계자는 3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의 경우 4월에도 운항 재개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럽 주요 항구와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을 잇는 피더(feeder)선 업체들이 현재 러시아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 항구로의 작업을 중단한 상황”이라며 “적어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작업을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의 경우 HMM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이나 독일 함부르크 항까지 컨테이너선으로 화물을 나르면 그곳에서 HMM과 계약된 피더선이 상트페테르부르크 항까지 다시 옮겨주는 방식이다. 현재 부산항에서 보스토치니항 또는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연결되는 극동노선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 국가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화물 선적 예약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내달에도 물동량 회복은 어려워 운항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

HMM 관계자는 “미국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다 보니 무역이 줄고 그에 따라 물동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에서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스위프트(SWIFT) 제외 등 대(對) 러시아 제재가 시행되자 세계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는 이에 동참하며 러시아 화물 운송을 잇달아 거부했다. CMA, 하팍로이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등도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HMM은 극동항로에 투입하고 있던 컨테이너 선박을 동남아 항로 등 선복량이 부족한 노선에 투입해 수출 기업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HMM은 보스토치니 노선에 1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 컨테이너 선박 1척을 투입해 운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는 같은 규모의 선박을 운용하는 다른 해외 선사의 선복을 빌려 운항 중이다.

다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됐고, 양국 정상 간 회담이 언급되는 등 휴전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점은 긍정적이다. 러시아 경제 활성화와 교역 확대에 따라 러시아 노선의 수출입 물동량이 상승곡선을 이어온 만큼 전쟁만 끝나면 물동량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에서 러시아 각 항구를 잇는 노선의 수출입 물동량은 2016년 15만TEU 대에서 2019년 25만 TEU대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에는 보복 소비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교역 증가로 29만TEU에 육박했다.

환적 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부산항의 러시아 노선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1년 기준 약 83만TEU로 중국(630만TEU), 미국(330만TEU), 일본(291만TEU) 다음으로 많다.

HMM 관계자는 “극동노선의 경우 수출기업 물류난 해소를 위해 물동량만 확보되면 바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