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소유주·운영자, 원전 재가동 위한 자금 신청 가능
그랜홈 美 에너지부 장관 “청정에너지 목표 위해 원전 꾸준히 가동할 계획”
원전 가동 중단 시 대기질 악화하는 부작용 생겨…경제도 침체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이 폐쇄 위기에 처한 노후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을 돕기 위해 60억달러(약 7조4000억원)를 투입한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에너지부(DOE)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탈(脫)탄소화를 위해 원전 소유주와 운영자에 대한 재가동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원전 보수를 할 수 없는 원전 소유주와 운영자는 연방 정부의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미 폐쇄를 선언한 원전이 첫 번째 지원 대상이고, 경제성 때문에 폐쇄를 해야 하는 원전은 두 번째 지원 대상이다.
다만 신청을 하는 소유주와 운영자는 원전의 재정적 어려움과 폐쇄 시 탄소 배출량이 늘어날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제니퍼 그랜홈 DOE 장관은 성명을 통해 “원전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탈 탄소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을 꾸준히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035년까지 미국이 청정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중이라며, 그중 원전 재가동을 돕기 위한 이번 계획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당초 허가된 기한보다 조기에 가동을 중단한 원전은 1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 저렴한 화석연료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거나, 저렴한 전기가격 때문에 원전 보수는 경제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DOE 조사에 따르면 이처럼 원전 가동을 폐쇄한 지역의 경우 대기질이 악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또한 원전 일자리가 사라져 인근 지역의 경제가 침체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에 미국의 주(州) 정부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원자력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DOE의 결정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원전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 설치됐기 때문에 노후한 시설을 운영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상황이다. 일리노이주 같은 경우 3개의 원전을 가동하기 위해 7억달러(약 8670억5000만원)를 지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원전 7곳은 2025년까지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는 28개 주에서 93개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20%를 담당한다. 이중 55개는 상업용 원전에 해당한다.
앤드루 그리피스 DOE 차관보 대행은 원전 가동이 조기에 중단될 경우 화석연료 배출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이 청정에너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며 이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이 발생했다고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원전 재가동 방침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데이비드 슐리셀 오하이오 에너지경제·재무 분석 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60억달러를 원전에 할당하기 전에 그 예산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능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쓸 수 있을지 검토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세금 공제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결국 원전은 언젠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다른 대체 에너지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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