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추진해온 야당과의 연합정치(聯政)가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 경기도의회 새정치연합은 24일 야당 몫 사회통합부지사 후보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추천했다. 시도지사가 당선 후 부지사 자리를 야당에 내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더 주목되는 것은 사회통합부지사의 실제 권한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사회통합부지사는 복지 관련 조직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을 가지며, 경기의료원 등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추천권을 행사한다. 단순한 연정의 상징적 존재가 아니라 협치(協治) 파트너로서의 실질적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우리 정치사에 한 획을 긋기에 모자람이 없다.

경기도의 정치실험이 첫 발을 디딜 수 있었던 건 남 지사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연정 추진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지방 의회의 생각이 정파마다 다르고, 때로는 소속 정당의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사안도 있었다. 중앙 정치권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남 지사는 이를 정면으로 뛰어 넘었다. 생활임금 도입, 무상급식 제도화 등 새누리당이 반대하지만 야당이 주장하는 현안들은 기꺼이 수용해 정책합의문에 담았다. 예산권과 인사권의 일부를 뚝 떼내 부지사에게 넘겨 ‘분권형 도지사제’의 의지를 거듭 확인해 주었다.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고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택한 것이다. 그래서 그 결단이 더 돋보인다.

지방자치의 본령인 주민 통합과 풀뿌리 정치 정착을 위해서라도 경기도의 연정 실험은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지방자치는 무늬만 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왜곡돼 있었다. 중앙정부의 간섭과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본령은 늘 곁가지였다. 물론 지방의회의 여소야대 등 이유는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역시 의회가 여소야대가 아닌가. 다행히 경기도 말고도 원희룡 제주지사도 제주시장 후보에 야당 인사를 추천하며 도 의회를 설득하는 등 여야 협치에 나서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지자체에도 더 확산돼야 한다. 중앙정치도 타협하고 양보하는 지방정치를 본 받아야 한다.

경기도의 연정 실험은 이제 시작이다. 좋은 선례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무엇보다 지방정치인들이 초심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정파와 거리를 두고 독립적 행보를 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중앙 정치권 역시 적극 협력해야 한다. ‘대선용 행보’니, ‘행정의 정치화’니 하며 공연한 트집만 잡아선 정치 발전은 요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