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에 적용
담배 회사 “저니코틴 담배, 불법 담배 생산 양산”
FDA, 전자담배 위험성도 검토 중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암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을 중독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감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담배 제품의 중독성을 줄이기 위해 니코틴 함량을 낮추는 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에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소재 다국적 담배 기업은 다른 국가에 니코틴 담배를 계속 수출할 수 있다.
니코틴 함유량 등 계획의 세부 사항은 내년 5월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정 발표는 흡연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데 발생한 의료비를 부담하기 위해 1998년 미국의 4대 담배 46개 주(州) 간 체결된 보상합의(MSA) 이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가장 큰 조치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초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니코틴 감축 조치는 이 공약의 일환이다.
로버트 캘리프 FDA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니코틴 함량을 중독성 없는 수준으로 낮추게 된다면 미래 세대가 담배에 중독될 가능성을 낮추고, 현재 중독된 흡연자들이 금연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FDA는 일반 담배보다 니코틴이 약 95% 적은 담배를 피우면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FDA의 한 연구결과는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게 되면 5년 이내로 1300만명의 흡연자가 금연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인의 흡연율은 수십 년간 감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성인의 약 12.5%인 3080만명이 흡연자다.
CDC는 미국에서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는 매년 48만명이 사망하고, 흡연으로 발생한 질병 치료에는 연간 300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간접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폐암으로는 매년 비흡연자 73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저니코틴 담배는 1990년대 때부터 논의돼 온 의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2017년 금연 정책의 일환으로 니코틴 감축 정책을 제안했지만, 그가 2019년 FDA를 떠난 뒤로 계획이 보류됐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각계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니코틴 감축 조치가 시행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담배 회사들은 저니코틴 담배의 생산이 오히려 불법 니코틴 담배의 생산과 밀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저니코틴 담배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런 담배를 개발하는 데에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담배 회사들이 이러한 이유로 FDA에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정책 시행은 더 늦어질 수 있다.
말보로 제조사인 미 대형 담배업체 알트리아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흡연자에게서 제품을 뺏는 것보다 FDA가 허가한 금연 제품의 제공을 확대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며 니코틴 감축 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WSJ은 FDA가 이와 별도로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전자담배의 위험성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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