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총리 집권 당시 이후 30년 만 파업
기차 편 운행 80% 감축…임금 협상 실패
나흘 간 파업 돌입…런던 지하철도 동참
노조 측 “임금이 높은 인플레율 따라잡지 못해”
존슨 총리 “노조가 시민, 기업과 지역사회 악영향” 비판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영국 철도 노동조합이 1989년 마가렛 대처 전 총리 집권 당시 진행됐던 철도 파업 이후로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을 예고했다. 30년 전 철도 노동자들이 임금·일자리 환경에 불만을 품어 운행을 중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임금 협상에 실패한 노조가 일손을 놓게 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철도해운노조(RMT)는 성명을 통해 영국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 레일’과 임금 협상에 실패해 21,23,25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5만명 이상의 철도 노동자가 철도 운행을 중단하며, 기차 편이 80% 감축될 예정이다.
RMT는 임금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영국의 인플레이션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파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율은 9%를 기록했다.
런던 지하철도 파업 첫날인 21일 동참하기로 해 런던의 교통 시스템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믹 린치 RMT 사무총장은 파업을 예고하며 “임금·연금 삭감과 악화하는 일자리 환경을 두고 RMT는 노조원들을 보호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파업이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파업이 진행되는 한 주간 추가 협상을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트워크 레일은 강제 해고 없는 3% 임금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RMT가 인플레이션율을 고려해 7%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RMT는 집권 보수당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린치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런던교통국(TfL)과 국영 철도업체 내셔널 레일에 투입되는 예산 40억파운드(약 6조3362억원)를 삭감하는 것부터 분쟁이 시작됐다”며 “분쟁 해결을 적극적으로 막은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영국의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급여율을 제안했다며 지난 몇 년간 급여 동결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철도업체가 정부의 명령에 따라 수천 건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강제 해고에 대해 어떠한 보상도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린치 사무총장은 영국의 제1야당인 노동당이 노동자 계급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RMT가 더 이상의 회담을 위해 만나기를 거부했다며 파업을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귀족 노조’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며 “수백만명의 통근자에게 고통과 혼란을 안겨다 주는 결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개입을 거부하며 노사 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노조가 영국 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전국 기업과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류 헤인스 네트워크 레일 최고경영자(CEO)는 “협상이 기대한 만큼 진행되지 않았다. 불필요한 전국적인 철도 파업으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호스피탈리티(UK Hospitality) 단체는 이번 파업이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하려는 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레저·숙박 산업이 약 10억파운드(약 1조5800억3000만원)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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