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가 하락, 루블화 가치 폭락, 경제성장 둔화, 추가 경제제재….’
국제유가 폭락에다 서방의 추가 제재 우려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러시아는 유가하락과 더불어 루블화 가치가 16년 만에 사상최대 낙폭을 경험하면서 제2의 외환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후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미국과 EU가 또다시 추가 경제제재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궁지에 몰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형국이다.
2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0.8%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인 1.2%보다 2%포인트 낮은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을 통해 처음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인정했다고 BBC는 지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0%로 전망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 하락과 더불어 내년도 가계가처분소득은 2.8% 감소할 전망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0.4%보다 3.2%포인트 낮다.
러시아의 석유산업은 연간 수출액의 49%를 차지하고 세수 비중도 45%에 달해 석유산업 의존도가 높다. 때문에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와 함께 올 여름 이후 40% 가까이 하락한 국제유가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마커스 스베드버그 이스트 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유가와 루블화 약세의 조합은 확실히 러시아 지도부에 압박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덜 극적이고 덜 직접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미국과 EU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와의 대결에서 끝장을 볼 심산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함께 동행한 한 국무부 고위 관료는 로이터에 “EU와 제재 확대 지속에 대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국경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중화기 지원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나가야 할지 대화를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있었던 휴전 협정을 지킨다면 제재안을 다시 해제할 수도 있다면서 “우린 제재방향으로 가고 싶지 않지만 만약 필요하다면 더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재안과 저유가, (러시아 정부의)잘못된 (위기)관리 등이 조합된다면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루블화를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을 쓰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물가상승률이 높고 원자재, 식료품 물가가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믿고 의지하는 것은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다.
민간 여론조사 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조사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10월보다 3%포인트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85%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말까지 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높은 물가상승률은 국민들의 지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레이드 넥스트의 페트라 쿠랄료바는 “러시아 경제에 있어 다양한 경고의 메시지가 보인다. 이는 만약 슈퍼히어로인 푸틴이 근본적인 변화를 이행하지 않으면 나타날 것”이라며 “러시아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시간은 러시아의 편에서 멀어지고 있고 푸틴 대통령의 시름은 더욱 깊어간다. 더불어 외화 유출은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순유출액이 1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립과 관계개선의 갈림길에 선 그가 우선 선택한 것은 ‘사우스스트림’ 계획의 포기다. 그는 가스관으로 남ㆍ동부 유럽을 연결하는 이 프로젝트를 EU집행위원회가 방해하고 있다면서 ‘블루스트림’ 계획을 내세워 터키와의 협력 강화를 선택했다. 막다른 길에서도 여전히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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