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종료후 尹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
野, 거부도 시사…“당차원 대응 고심 중”
예산안 대치 격앙, 野 “부자감세 절대 불가”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여야 정쟁에 치우쳐 진행된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곧바로 이어지는 ‘예산 정국’에서 대치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 개시를 알리는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거부’까지 거론되는 등, 야당은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 주도권을 잡는 한편 입법에서도 거듭 강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종료 후 진행되는 대통령 시정연설 대응 수위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통령 시정연설을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대통령이 국회에 온다면 강경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거세게 올라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사과하지 않을 거면 국회 출입 금지를 명한다”고 했다.
통상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체포와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 등 야당을 향한 사정 칼날이 깊숙이 들어온 상황에서, 도리어 대치가 격화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수진 원내대변인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협치의 의미도 모르고, 협치 생각도 없는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어주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당의 행동 방침에 대해 아직 정해진 상황은 아니지만 곧 원내대표단과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설 중 규탄 구호 제창과 피켓시위, 또는 이석 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민생과 대여투쟁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왔지만 정치적 투쟁에 무게중심을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예산을 고리로 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며 입법 협상력을 키우고, 민생 이슈에 대한 여론전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예결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법인세 인하 등 부자감세 통과는 절대 불가다”라며 “청년과 노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민생예산을 무조건 살려낸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비용과 관련해서도 현미경 심사를 예고하고 있다. 또, 여성가족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해서도 불가 방침을 정하고 있어 여야 전선도 한껏 확대돼 있는 상태다. 양곡관리법 상임위 통과 사례처럼 다수 의석을 보유한 야당이 가계부채 3법, 노란봉투법 등 민생법안 강행 처리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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