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출범 20주년 기념식’
9000억원 투자 차세대 CUV 생산
스파크 단산 이후 새 미래 먹거리
전기차 등 CUV 다음 차종은 고심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공장 곳곳에 비어 있는 자리는 다음 차종을 위해 확보해 둔 공간입니다. ‘CUV’를 성공적으로 끝낸 뒤 새 차종이 배정될 경우 언제든 차량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경남 창원 한국지엠 차체공장에서 만난 이동호 한국지엠 차체공장 매니저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공장 방문은 ‘GM 한국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이뤄졌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약 9000억원을 투자, 최신식 시설로 재탄생한 창원공장을 공개했다.
실제 직접 본 창원공장은 바닥부터 컨베이어벨트, 전동 무인로봇, 운송카트까지 모두 새것이었다. 특히 최신 설비 사이로 미래 신차종 생산을 위한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매니저는 “새 차종이 들어오는 시점은 알 수 없지만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놨다”며 향후 창원공장 내 신차 배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창원공장은 국내 대표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를 주력으로 생산해 왔으나 경차의 인기가 줄어들자 지난 9월 단산을 결정했다. 이에 새로운 주력 생산모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차세대 CUV는 그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CUV의 성공이 향후 창원공장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구성원은 CUV의 성공에 집중한 뒤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또 다른 신차를 글로벌 GM으로부터 배정받아 생산량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주력으로 생산해오던 경차나 소형차보다 더 큰 차량을 배정받아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새롭게 거듭난 창원공장은 생산효율성과 근로자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우선 차체공장 확장을 통해 시간당 생산능력을 53대에서 60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차체공장에는 605대의 로봇을 배치, 100% 자동화를 달성했다.
이날 차체공장에서는 차체 지붕과 바디를 연결해주는 용접작업을 하는 거대한 로봇팔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CUV 양산에 앞서 설비를 테스트하는 중이었다.
31대의 ‘자동 가이드 카트(AGC)’를 도입해 작업자의 안전성도 높였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수동으로 지게차를 운전해 장비 등을 옮겼다면, 이제는 카트에 실어주면 자동으로 다음 공정으로 옮겨준다.
이 매니저는 “공장에 지게차가 많이 다니면 사람과 추돌할 위험성이 큰데 저런 장비들을 설치하면서 작업자들이 좀 더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한 조립공장에서도 작업자를 배려한 시스템들이 돋보였다. 각종 작업이 이뤄지는 컨베이어벨트의 경우 작업자의 작업 위치에 따라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됐다. 박종원 한국GM 조립공장 매니저는 “새시 컨베이어의 경우 작업자의 작업 높이에 따라 업다운이 되는데 한국 내 완성차공장 중 최초”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GM 최초로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Error Proofing Platform)’을 공장 전체에 적용해 품질검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지엠은 이 같은 최신 설비를 바탕으로 재도약에 나선다. 이날 공장투어에 앞서 진행된 기념식에서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한국지엠의 사업은 중차대한 전환점에 와 있다”며 “CUV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발자취를 따라 또 다른 글로벌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내년 1분기 CUV 신제품을 본격 양산한다. 이 차는 최근 미국에서 공개된 소형 SUV 트랙스의 완전변경 모델 ‘풀체인지 트랙스’로 알려졌다. 미국 내 공개 이후 초기 반응이 뜨거운 만큼 생산에 매진할 예정이다.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에 CUV를 더해 연간 5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춘다.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부평은 내년 1월부터 창원은 내년 3월부터 최대 생산을 달성해 내년 연 50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생산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렘펠 사장은 “현재 배정받은 차종이 풀가동 되기 때문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전기차 생산 결정은 많은 이해관계자가 연계돼야만 확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후보가 될 수도 있으며, GM은 한국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김준오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은 “창원공장에서 CUV가 성공적으로 출시된 뒤, 부평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그래야 불안한 회사가 아니라 비전을 가진 회사로 10년, 20년, 30년 탄탄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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