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정조사 특위 단독표결 불사 방침

상임위·예결위서도 단독처리 강행 잇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신현주 기자] 협치 물꼬가 트이지 않는 여야 ‘냉전’이 장기화된 가운데, 국회 과반 의석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의결 ‘강수’ 전략을 본격적으로 꺼내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 등과 함께 추진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다수 의석을 활용한 실력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조사가 빨라지면서 출구 없는 여야 대치 정국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국민의힘 동의 없이 단독으로라도 표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본회의에 보고됐고,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강행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국민의힘과 함께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 보고, 안 될 경우 마지막 수단을 쓰겠다”고 말해 단독 표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여론전도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즉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직접 요청하고, 국민 도움을 받기 위해 민주당은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단독처리 강행’ 기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상임위원회 곳곳에서도 표면화됐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예산소위에서 6억원 가량의 행정안전부 경찰국의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전액 삭감됐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7050억원 규모로 부활시키는 내용의 예산안을 단독 표결해 전체회의로 올렸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에 반대해 회의장을 나왔지만, 소위 위원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 의원들의 단독 의결로 예산안이 통과됐다.

외교통일위원회 예산소위에서도 민주당 주도로 삭감된 외교부 예산안이 단독 통과되기도 했다. 외교부가 과거 청와대 영빈관을 대신하는 연회 장소를 장관 공관 내 설치하기 위해 21억74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초기 공사비만 남겨 2억원으로 줄여 통과시킨 것이다. 다만 이 소위안은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윤재옥 외통위원장에 의해 상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예결위와 본회의 단독 처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의 방침은 확고하다. 예결위에서 합의가 안 돼 시한을 맞추지 못하면 정부안이 본회의에 올라가기 때문에, 민주당은 단독으로라도 예결위에서 수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을 둘러싼 대치가 격화된다면 준예산이 편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12월31일까지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잠정 예산으로, 헌법에 규정돼 있지만 지금까지 현실화한 적은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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