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보이스 균열 조짐… 정진상 구속 여부 분수령
당 일각 “李 사법리스크 지적할 것… 문제인식 의원들 있다”
당 중론, “정부여당과 대립 국면, 당 결집 우선”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정진상 실장이 구속되면 문제제기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민주당의 대(對) 검찰 ‘원 보이스(one voice)’ 원칙에 균열 조짐이 감지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다. 정 실장의 구속 여부는 18일 늦은밤 또는 19일 새벽께 결정된다. 이 대표의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마저 구속될 경우 ‘봉합’ 상태였던 ‘친문(文)-친명(明)’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17일 정치권 및 검찰 등에 따르면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정 실장에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 및 증거인멸교사 등 모두 4가지다. 정 실장은 지난 15일 검찰에서 1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이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례적으로 빠른 영장 청구다.
검찰의 신속한 영장 청구에 민주당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 실장은 1990년대 중반 이 대표가 성남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뒤 각종 선거와 성남시·경기도·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 보좌역을 맡았던 ‘복심 중 복심’으로 꼽힌다. 이 대표 스스로 “측근이라면 김용, 정진상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김용은 이미 구속됐고, 정 실장마저 구속된다면 이 대표는 정치적 타격은 물론 사법적 타격까지 받을 것이 자명하다.
정 실장의 구속 여부에 이 대표의 ‘운명’이 걸렸다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일단 민주당 내에선 최근까지의 검찰 수사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검찰을 비판하는 기류가 강했다. 검찰이 이 대표 측의 ‘수뢰’에 대해 ‘대선자금’이라 규정한만큼, 이 대표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을 뛰었던 민주당 전체가 수사 대상이 됐다는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서해피격’ 사건 등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친문계’와 ‘친명계’가 모두 검찰의 잠재적 수사대상이 되면서 민주당 내에선 검찰 수사 양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주류였다. 그러나 정 실장마저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 수감될 경우 결백을 주장하던 이 대표는 정치적 최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당 내에서도 정 실장 구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최측근이 구속되면 지금처럼 의원들이 조용히 있어선 안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속 여부에 따라 당내에서 지금과는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직은 신중론이 대세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및 정부예산 심사 등 정부 여당과의 대치 국면에서 일단은 이 대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전히 이 대표가 범죄 혐의와 무관하다는 신뢰가 많고, 당장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사안들이 많은 상황에서 힘을 더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라고 말했다.
여기엔 검찰이 청구했던 정 실장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한차례 기각된 바 있고, 검찰이 작성한 압수수색 영장에 정 실장이 '이재명이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으로 일했다'는 팩트가 틀린 사실관계가 적시돼 있는 등 검찰이 예상 밖으로 다소 허술한 점이 많다는 것도 민주당이 정 실장 영장 기각을 기대하는 이유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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