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 중인 부산항 [연합]
수출용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 중인 부산항 [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글로벌 주요국들이 공급망의 인권, 환경 등을 강화하는 ‘ESG 실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여기에 위반될 경우 최대 글로벌 연매출 2% 수준의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전자·자동차·바이오 기업들이 영향권에 들어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내놓은 ‘주요국 공급망 ESG 관리 정책 동향 및 모범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당장 내년 시행 예정인 독일의 공급망 실사법(Due Diligence)은 ‘인권 보호’, ‘환경 영향’에 중점을 둔 공급망 실사를 골자로 한다. 실사 의무에 간접 공급업체까지 포함되며 당장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내용 위반 시 800만 유로(약 111.4억 원, 11.21 기준) 또는 전 세계 연매출의 최대 2%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EU 역시 지난 2월 지속가능한 공급망 실사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향후 입법 완료 시 역내 · 역외 대 ·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내 잠재적 ESG 리스크에 대한 실사가 의무화될 예정이며 대상 기업은 역내 기업만 1만2800개, 역외까지 총 1만6800개로 공급망 전반에 걸쳐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종별로 한국 기업은 전자·자동차에서 6개, 바이오 분야에서 1개 기업이 해당되는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분쟁 광물 조달, 공급망 상에서의 환경적 영향이 주요 실사 이슈로 꼽힌다. 세계적 패션 기업인 자라(ZARA)와 나이키는 강제노동, 아동노동 등 노동 인권 실사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독일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는 2026년 공급망 관리 시장 규모를 약 309억 달러로 2020년의 약 2배(156억 달러) 규모로 예측했다. 또 2025년 공급망 관리 주요 이슈에 ‘지속가능성’과 ‘ESG’가 포함되면서 공급망 ESG 실사는 향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호 전경련 ESG 팀장은 “미국과 EU는 반도체 공급망 모니터링을 위한 조기 경보 메커니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며 “주요국과의 ESG 실사 공동 대응 체계 마련이 효율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