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재단, 저소득층 대상 서비스 활동…제2금융권은 적용안돼 지원대상 확대 절실
#. 지난해 말 직장을 잃은 정모(여) 씨는 생활비로 쓰기 위해 유명 대부업체 2곳에서 1400만원을 대출 받았다. 곧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정 씨는 재취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월세마저 밀려 살던 집에서 내쫓기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정 씨는 신용회복위원회에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했다. 이 때부터 대부업체의 채권추심 행위가 심해졌다. 채권추심원들이 수시로 전화하고 집까지 들이닥치면서 중학생인 딸이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살았던 정 씨는 지난 8월 말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의 ‘채무자대리인제’를 알게 됐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채권추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신청했다. 정 씨는 현재 채권추심의 공포를 벗어나 정상적인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다.
8일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 따르면 올해 7~11월까지 채무자대리인제를 이용한 저소득층 11명(대부업체 27곳 이용)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74%가 “복합적 채권추심 행위로 고통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복합적 채권추심 행위는 ‘전화+방문’과 ‘전화+문자’가 각각 40%로 가장 많았고, ‘전화+문자+방문’도 10%에 달했다. 여전히 대부업체들이 집요하고 위협적인 채권추심을 해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대부업체는 ‘전화+통지서’(10%) 방식을 사용했다.
복합적 채권추심 행위에 시달리던 저소득층은 채무자대리인제를 이용한 뒤 대부업체의 직접적인 추심행위가 중단됐다. 이용자의 91%는 채무자대리인제를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이 제도를 신용정보회사, 카드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지난 7월15일 대리인 선임 시 채무자에 대한 연락 금지를 규정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위기 가정을 위해 채무자대리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저소득층 13명이 사회복지공익법센터 소속 변호사를 채무자대리인으로 지정해 서비스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업체를 제외한 카드사, 벤처캐피털, 저축은행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2금융권의 채권추심 행위는 이 법에 적용받을 수 없다. 대부업체보다 2금융권을 이용하는 저소득층이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법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복지재단의 설명이다.
서울복지재단 관계자는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이 기타 금융기관의 채권추심에 대해서도 채무자대리인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채무자대리인제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자대리인제도 등 각종 복지 관련 법률 지원을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은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http://swlc.welfare.seoul.kr), 전화(1644-0120) 등을 통해 상담하면 된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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