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팬오션 인수전이 본입찰을 앞두고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하림, 대한해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5곳의 인수 후보자들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했지만 최근 법원이 8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인수 조건으로 내걸며 입찰가격이 수천억원 늘어난 데 이어 매매 양방의 신뢰 문제까지 불거졌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인수전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원인은 높은 입찰가다. 법원은 최근 법정관리 중인 팬오션의 인수 조건으로 8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내걸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총 입찰액의 50% 이상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신규 발행 회사채를 인수해야 한다. 제 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3억4000만주다.
당초 예상 매각 가격은 6000억원대 수준이었지만 유상증자에 따라 입찰가는 최소 8500억원이다. 실제 입찰 가격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가격이 뛰면서 예비입찰에 뛰어든 일부 인수 후보자들이 본입찰 참가 여부를 재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높은 입찰가로 본입찰에서 입찰 포기자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선사였고, 올 해 연속 흑자를 내는 등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미래 가능성만 보고 대규모 차입을 감당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림이나 대한해운의 모그룹인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입찰 가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림은 3분기에 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075억원으로 9.1%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47억54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현금성 자산은 196억원(반기보고서 6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또 최대 지분(40.71%)을 보유한 NS쇼핑 상장 차질로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는 상황도 있다.
대한해운을 보유한 SM그룹의 경우 인수시너지가 높긴 하지만 대한해운 등 최근 인수ㆍ합병(M&A)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며 자금 여력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은 또 팬오션과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팬오션은 동종 업계 경쟁사인 대한해운에 내부 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해 일부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팬오션 측은 회사 내부 정보만 보고 본입찰 참여를 하지 않을 우려 때문이었고 본 실사에서는 제공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찰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매매 양방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본입찰 향방은 더욱 안갯 속이 됐다.
팬오션 본입찰은 당초 11일에서 16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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