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보광, 타이럴 윈스턴 개인전

버려진 물건, 레디메이드 작품으로 새생명

故 버질 아블로 컬렉션으로 유명세

버려진 농구공, 골대, 네트 등 길에서 수집한 물건을 작업으로 재탄생 시키는 타이럴 윈스턴의 개인전이 열린다. 사진은 가나아트 보광 타이럴 윈스턴 개인전 전시 전경 [가나아트 제공]
버려진 농구공, 골대, 네트 등 길에서 수집한 물건을 작업으로 재탄생 시키는 타이럴 윈스턴의 개인전이 열린다. 사진은 가나아트 보광 타이럴 윈스턴 개인전 전시 전경 [가나아트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하얀 나무 스툴 위에 농구 골대가 놓였다. 어딘가 익숙한 이 작품은 타이럴 윈스턴(38)의 ‘요소 추적(Trace Elements, 2022)’이다. 개념미술의 거장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첫 레디메이드 조각 ‘자전거 의자’(1913)을 오마주 한 작업이다. 자전거 바퀴를 농구 골대로 바꿨다. 현대미술의 신화적 존재인 뒤샹에 대한 존경이자, 100년도 전에 제작된 이 작품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했다.

미국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타이럴 윈스턴의 첫 한국전이 가나아트 보광에서 열린다. 작가는 버려진 농구공을 활용한 조각 ‘Skewers’로 유명하다. 그의 작업은 세계적 패션디자이너로 루이비통을 이끌었던 버질 아블로(1980-2021) 컬렉션에 포함되며 화제가 됐다. 전시엔 회화와 조각을 주로 작업하는 작가의 주요 연작들이 출품됐다.

타이럴 윈스턴, Trace Elements, 2022, Basketball rim and wooden stool, 138.4 x 50.8 x 50.8 cm [가나아트 제공]
타이럴 윈스턴, Trace Elements, 2022, Basketball rim and wooden stool, 138.4 x 50.8 x 50.8 cm [가나아트 제공]

타이럴 윈스턴은 버려진 물건을 모은다. 주로 뉴욕 브루클린과 맨해튼의 거리에서 주워온 물건들은 정리와 재구성해 작업으로 탄생시킨다. 전업작가이나 생활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작가는 자신이 마치 자신이 길에 버려진 쓰레기처럼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존재처럼 느꼈다고 고백한다. 수집과 재생의 과정은 자신의 삶도 소생하기를 바랐던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초기작인 담배꽁초 회화에서는 버려진 꽁초에 담긴 누군가의 고민과 이야기가 추상적 이미지를 이룬다. 작가는 “버려진 모든것에는 그것을 버리고 간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수집한 물건은 ‘훌륭한’ 레디메이드가 된다. 미술사적 개념을 변용하며, 풍부한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희망과 절망, 부활과 재생, 생명력과 무모함은 타이럴 윈스턴의 주요 테마다. 농구공, 골대, 네트 등을 활용한 이번 전시작은 어릴적 프로농구선수가 꿈이었던 작가의 개인적 스토리가 반영됐다. 버려진 농구공을 아상블라주 한 ‘Skewers’, 망가진 농구대 네트를 수거해 제조합한 ‘Network’ , 유명한 운동선수 혹은 유명인에 대한 집착과 물욕 문화를 꼬집는 ‘Punishment Paintings’ 등이 나왔다. 오타니 쇼헤이,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와 같은 스포츠계의 유명 인사들의 서명을 쓰고 지우며 팬덤문화와 그 권위를 차갑게 직시한다. 전시는 2월 26일까지.

타이럴 윈스턴, Those Are Some Big Holes in Your Underwear, 2022, Used basketball, resin, silicone, cigarette packages, artist book, 25.4 x 34.3 x 24.8 cm [가나아트 제공]
타이럴 윈스턴, Those Are Some Big Holes in Your Underwear, 2022, Used basketball, resin, silicone, cigarette packages, artist book, 25.4 x 34.3 x 24.8 cm [가나아트 제공]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