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죽은 어머니와 탯줄이 연결된 채로 발견된 신생아를 입양하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시리아 알레포주(州) 어린이병원의 원장인 칼리드 아티아는 아기 를 입양하고 싶다며 전세계 사람들로 걸려온 수십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아기는 현재 ‘아야(Aya)’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아랍어로 ‘기적’ 이라는 뜻이다.
아야는 지난 7일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시리아 진데리스의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구조 당시 아야의 탯줄은 숨진 어머니와 이어진 상태였다. 구조대원이 아야를 안고 나오자 근처에 있던 한 이웃 여성이 탯줄을 끊어줬다.
아야가 구조되던 순간이 담긴 영상은 전세계로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아야는 병원으로 옮겨져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부모와 4명의 형제자매 등 직계가족은 이번 지진으로 모두 사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각국의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입양 문의를 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들 가운데는 쿠웨이트 TV방송 앵커도 있다. 그는 “이 아이를 돌보고 입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법적 절차가 허락한다면…”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아티아 원장은 “지금은 누구도 아야를 입양할 수 없다”며 “아야의 먼 친척이 올 때까지 내 가족처럼 돌볼 것”이라고 했다. 현재 4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그의 아내가 아야에게도 모유를 먹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야 아버지의 삼촌인 살라 알 바드란이 아야가 퇴원하면 데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드란은 진데리스에 있는 집이 지진으로 무너지며 11명의 가족과 임시 텐트에서 살고 있는 형편이다. 바드란은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진 이후 이곳의 건물 중 10%만이 안전하게 살 수 있고 나머지는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