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석 국회 기재위원장 인터뷰
K칩스법은 2월 국회서 통과돼야
민주당 ‘부자감세’ 프레임 아쉬워
기재부 예산편성권 분리는 ‘아직’
“더불어민주당이 더 강하게 반대하는 법인세 인하보다, 일단은 반도체 산업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확대 법안 처리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첫 번째 상임위 처리 과제로 이른바 ‘K칩스법’이라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을 주저없이 꼽았다.
윤 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기재위원장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늦었지만 2월 국회에선 반드시 관련 입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첨단 반도체 산업시설에 새로 투자하는 대기업에 1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이 골자인 ‘K칩스법’은 현재 여야 공감대 하에서 상임위 논의가 진행 중이다.
3선 중진인 윤 위원장은 당내에서도 ‘경제·정책통’으로 통한다. 그는 19대 지식경제위원회, 20대 기재위, 21대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활동을 거쳐 후반기 기재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정치의 기본은 경세제민(經世濟民,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을 구한다)”이라며 “여러 문제의 궁극적 해법은 결국 경제 발전이고, 국가의 역할은 민간 기업의 경영애로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반 제도를 닦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투자지원 확대...“기업활력 제고 시급”= 윤 위원장은 ‘K칩스법’이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올라 심사되기 하루 전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현재 반도체 산업이 침체 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오히려 세계 유수 반도체 기업들은 2025년 예상되는 슈퍼 사이클에 대비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이익을 많이 냈다고 이를 법인세 등으로 국가가 가져가는 것보다는, 향후 예상되는 슈퍼 사이클 및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재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손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EU 반도체법 및 대만·중국 등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반도체 업계가 요청하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확대안은 개별 산업 또는 기업 이익 문제가 아닌 먹거리와 생존의 문제”라며 “자본간 이동이 활발하고, 개별 기업이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용이하고, 또 미국처럼 우리 기업 유치를 위해 막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관련 세제 지원이 없다면 막대한 산업자본 유출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윤 위원장은 K칩스법을 신속히 추진하는 동시에, 지난해 말 1%포인트 인하에 그친 법인세 추가 인하도 연중 과제로 꼽았다. 그는 민주당이 ‘부자감세’ 프레임으로 법인세 인하를 저지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법인격을 가진 기업이 ‘부자’의 개념에 부합하지도 않고, 법인세 인하가 소위 재벌의 이익에 전부 귀속되는 것이 아닌 근로자 임금, 주주 배당, 재투자의 원천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경쟁력과 활력 제고를 통해 얻는 법인세가 장기적으로 더 많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통해 목표했던 바는 투자 증대와 이를 통한 내수 확대, 기업 경쟁력 확보, 일자리 창출 등이므로 당장은 반도체 산업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로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인세 인하 지속 추진...기재부 개편 논의는 시기상조= ‘여소야대’ 국회가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윤 위원장은 법인세 인하 등 여야 대립이 극심한 사안에 대한 논의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를 떠나서 닥쳐오고 있는 복합위기 속에 서민경제를 살리고 기업이 제대로 된 투자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라며 “법인세와 같이 여야 간 견해 차이가 큰 부분도 철학의 차이일 수 있지만 어떤 부분은 사실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소통의 장을 만들어 서로 의견 접근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제개혁 후속 과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조특법 상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 등에 대해 투자세액공제 특례를 부여하고 있고, 국가전략기술은 현재 반도체·이차전지·백신에 한정돼 있는데 원전과 바이오 산업, 방위산업 등에 대해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세제개편안 논의가 시작되면 적정 법인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야당과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국가 예산을 편성하는 기획재정부 기능이 비대화돼 개편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우선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 시기에 맞지 않다”고 거리를 뒀다. 그는 “문재인 정부 당시 추경 편성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놓고 민주당과 기재부 갈등이 발생했고, 당시 이재명 후보는 예산 기능을 떼어내 대통령 직속으로 두자고 주장한 바 있다”면서 “5년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예산 전권을 행사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가 현재 ‘왕부처’라고 불리는 것은 예산편성권을 가지기 때문이고, 과거의 기획예산처와 같이 예산 기능을 떼어내더라도 예산편성권을 가진 부처는 타 부처에 비해 힘이 셀 수밖에 없다”며 “타 부처나 심지어 국민에게까지 군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예산 기능을 떼어내는 논의가 필요할 수 있겠지만, 현재 윤 정부 집권 2년 차에 정부 재정 기능 대수술이 필요한 기재부 분리는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해 시기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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