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회의서 서방·인도 간 이견
내달 외교장관회의엔 일본 불참 관측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평화회복을 위해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UN의 성명서가 23일 채택된 가운데, 주요 20개국(G20)의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파열음이 나고 있다. 서방과 인도간 이견이 여전해 공동성명 불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2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벵갈루루에서 진행중인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빈손으로 폐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으로 규정할 지 등을 둘러싸고 서방주요국가와 의장국인 인도의 이견이 불거지면서다.
프랑스와 독일 대표단은 이번 회의의 공동성명에 우크라이나 전쟁 문구가 반드시 언급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 첫날인 전날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관련해 지난해 G20 정상회의 선언에서 후퇴해서는 안 된다”며 작년 같은 표현이 사용되지 않으면 최종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이것은 전쟁이며 이번 회의에서 명확하게 표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전날 회의에서 러시아 대표단을 향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불법이며 정당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부장관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반면 인도는 공동성명에 ‘전쟁’ 대신 ‘위기’나 ‘도전’ 같은 단어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으로 규명한 러시아의 입장과 비슷하다.
인도는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일원이지만 동시에 러시아와도 깊은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렸고, 지난 23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도 기권했다. 또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전날 이번 회의 개막식 화상 연설에서 발발 1주년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회원국 간 이견이 심각해진 가운데 개도국 채무 재조정, 가상화폐 규제 등 다른 이슈가 뒤로 밀리면서 이번 회의가 사실상 '빈손'으로 폐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일본은 내달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자이신문은 25일 집권 자민당에서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와 G20 회의가 중복될 경우 하야시 외무상에게 국회 대응을 우선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 예산위원회가 열릴 경우 총리를 포함해 모든 각료가 관례적으로 참석한다. 각료가 외국 방문 등을 이유로 불참하려면 국회의 양해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하야시 외무상의 G20 회의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 외무성 부대신을 대신 참석시킬 방침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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