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투표율 높을수록 내가 유리”
安·千 “침묵하던 당원 분노 표출”
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흥행 부진 예상을 뒤엎고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권주자들은 이를 저마다 유리하게 해석하며 표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높은 투표율은 처음으로 도입된 ‘당원 100%’ 선거가 가져온 변화로 해석된다. 투표 일정이 완료되면 최종 투표율이 대선급으로 치솟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4~5일 실시된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은 47.51%를 기록했다. 책임당원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 투표에 참여했다.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가운데 역대 최고치다. 직전 최고 기록은 ‘이준석 돌풍’으로 흥행도가 높았던 2021년 6월 전당대회로, 당시 최종 투표율인 45.36%를 모바일 투표만으로 넘어섰다.
이 같은 결과는 레이스 초기 흥행 부진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당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대통령실이 친윤 후보를 밀어준다는 ‘윤심 논란’이 일면서 피로감을 느낀 당원들의 투표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당원 100%’ 선거가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책임당원들은 매달 회비를 내면서 당직을 유지하는 고관여층”이라며 “당연히 투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선 여부를 가르는 건 책임당원들의 성향이다. 이를 놓고 당권주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들의 주인의식, 그리고 당에 대한 애당심 같은 것이 높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제게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유입된 당원 수는 약 10만명 수준으로 본다”며 “대부분의 당원들이 당의 안정과 정부 성공을 바라는 성향”이라고 말했다.
개혁 성향인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높은 투표율을 ‘반란표’라고 해석했다. 천하람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분노와 위기감을 가진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하게 된다”며 “심판 투표의 성격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모바일 투표가 열리자마자 기다렸다는듯 하는 것은 개혁적인 성향의 젊은 세대 투표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조직표 위력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침묵하고 계시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교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비리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선거가) 핫 해진 측면이 있다”고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해석에 따라 일정과 메시지도 제각각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김나연대’의 한 축인 나경원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인 서울 동작을 선거구를 찾아 당원간담회를 연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천 후보는 연일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안 후보는 지난달 ‘윤안연대’ 발언으로 이정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충돌한 이후 대통령실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는데, 최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단체대화방을 운영했다는 언론 보도를 계기로 전략을 대폭 수정한 모습이다. 안 후보 측은 전날 문제의 대통령실 행정관 실명 등을 공개하고, 대통령실에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다만 “지금 일어나는 일들 모두가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은 모바일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6~7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누적된 최종 결과는 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현장에서 발표된다. 최종 투표율을 놓고선 50% 중후반대에서 많게는 60% 초반대까지 전망치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선출했던 2021년 11월 전당대회의 최종 투표율이 63.89%였다.
결선투표와 관련한 당권주자들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당대표 선거에서는 당일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김 후보는 이날도 “1차에서 확실한 과반을 해야 안정적인 리더십이 생긴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천 후보는 결선 진출을 자신하며 “55대 45 정도로 제가 이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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