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사일정 변경 신청으로 재투표 강행
출석의원 3분의 2 문턱 못 넘어…결국 폐기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재투표에 부쳤지만 가결 요건인 출석의원 3분의 2를 채우지 못하고 끝내 부결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안 상정 및 표결이 이뤄진 결과, 출석의원 290명 중 찬성 177표, 반대 112표, 무효 1표로 부결돼 결국 개정안은 폐기됐다.
앞서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변경 신청을 통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추가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날 본회의 개의 전까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양곡관리법 개정안 상정 여부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여론전을 위한 정략적인 의도로 재의결을 추진한다며 부결 방침을 정했다.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수요 대비 3~5%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개정안 시행 이후 벼 재배 면적이 증가할 경우 매입 의무화 요건이 충족돼도 매입하지 않는다는 단서도 달았다.
재표결 전 찬반토론도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매입에 대한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쌀 이외의 다른 작물과의 형평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생산비 증가와 가격폭락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우, 인삼, 양봉농가에 대해서도 인삼관리법, 한우관리법, 양봉관리법을 만들어 줄 것인지 민주당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반대 측 토론자로 나선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농촌 지역구 의원이 쏠려 있는 야당 농해수위 위원 구성을 지적했다. 그는 “야당 위원 한두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호남 쌀 생산 지역 의원이었다. 저희 여당에서는 소비자도 생각하기에 각 시도별로 한 분씩 위원으로 추천했다”면서 “상당히 한 쪽으로 경도된 결정이 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양곡관리법”이라며 논의 절차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농해수위 간사)은 찬성토론에 나서 “정부가 단 1000억원의 예산을 제대로 집행해 타작물 재배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쌀값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역대 정부가 증명해 왔다. 정부가 더 강력한 타작물 전환정책을 추진한다면, 시장격리 의무화가 쌀 생산조정의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덕수 총리의 주장은 기우에 그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역시 농해수위 소속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개정안에는 생산조정을 제대로 하기 위한 논타작물 재배의 지원 근거를 규정했다. 정부가 실효적인 지원 수준을 책정하면 해결 될 사안”이라며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는 허위사실 등 잘못된 논거로 행사가 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국회의원 재선거로 당선돼 이날 첫 본회의에 참석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양곡법 토론자로 나섰다. 강 의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결에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만, 이번 개정안은 당사자인 농민들의 입장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반드시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반대 토론에 나섰다”며 “이번 개정안은 3~5% 이상 생산량이 초과하거나 5~8% 이상 가격이 하락할 때로 구간을 설정하는 등 정부의 재량범위를 확대했다. 대폭 후퇴한 개정안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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