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실업급여제도 개선 논의…고용보험법 개정·고용기금 정상화 다룰듯

노조 회계투명성·중대재해법 개정·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등 대상

8월 말 관련 대책 완성…이르면 9월 정기국회부터 논의

“진짜 개혁은 총선 이후”…‘총선 목표 170석’ 尹도 “내년부터 근본적 개혁”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회의. [연합]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회의.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노동개혁의 구체적인 대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개혁 어젠다를 띄우면서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은 하나하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뇌관’들이다. 노동개혁특위는 오는 8월까지 개선안을 완성한 뒤 활동을 종료할 계획으로, 마련된 관련법이 9월 정기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업급여 손질 ‘고용보험법 개정’ 논의…기금 부실도 도마

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개혁특위는 오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제8차 회의를 열고 ‘실업급여 제도 개선안’을 논의한다. 임이자 위원장 등 노동개혁특위 위원들과 박대출 정책위 의장,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참석하는 이날 회의는 실업급여 현황 및 문제점들을 공유하는 공청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실업급여는 실직한 근로자 중 재취업 활동을 하는 이들의 생계 안정 등을 위해 국가가 법으로 정한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로 ▷구직급여 ▷취업촉진수당 ▷연장급여 ▷상병급여가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지급액과 수급기간이 확대된 데 이어, 코로나19 현금성 지원까지 겹치면서 고용보험기금이 적자로 돌아서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의 안정성 회복을 위해서라도 실업급여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노동개혁특위 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한 고용보험법 개정 논의가 예상된다. 실업급여는 지급액과 수급기간이 확대되자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게 월급과 실업급여의 ‘역전 현상’이다. 지난 5월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총 162만8000명 중 45만3000명(27.9%)은 월급(실수령 기준)보다 더 많은 구직급여를 받았다.

고용보험법 개정 논의는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2019년 법 개정을 통해 구직급여 수급 기간은 3~8개월에서 ‘4~9개월’로, 실업급여 기준액은 하루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된 바 있다. 특히 구직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높였는데,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금액도 같이 상승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홍석준 의원이 반복 수급의 원인이 되는 피보험 단위 기간을 6개월에서 10개월로 연장하고, 구직급여·연장급여 하한액을 삭제하는 등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앞서 대표발의했다. 조수진 의원도 2월 실업급여 부정수급자들에 대한 징수액(환수액)을 ‘지급액의 3배 이상’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이와 더불어 실업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부실 대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고용기금은 2018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적자폭이 커지면서 누적 적립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당시 적자를 우려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공공자금관리기금’(이하 공자기금)을 통해 고용기금을 보강했지만, 이는 사실상 고용부가 정부에 갚아야 할 ‘빚’이란 점에서 부담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고용기금은 사실상 마이너스 3조8870억원의 빚이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야권 반발 넘을까…“진짜 개혁은 내년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서초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홀에서 열린 청년정책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서초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홀에서 열린 청년정책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노동개혁특위는 앞서 불공정 채용 관행 근절,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확보, 노조를 견제할 수 있는 근로자대표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등을 다뤘다. 조만간 실업급여 정상화와 더불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노동개혁특위는 출범 당시 밝힌대로 8월까지 대책안을 마련할 예정으로, 관련법은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안건 하나하나가 노동계의 반발을 부를 만한 ‘뇌관 정책’이란 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화물연대 파업,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 척결 등으로 노동계와 관계가 경색된 데 더해 여소야대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점한 야당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주 69시간 근로’ 논란만 부각된 근로제 개편의 전철을 다시 밟아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정책 결정 과정을 세세하게 밟고, 국민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본격적인 노동개혁의 입법 드라이브는 내년 22대 총선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청년정책점검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국회에선 소수 정당이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시라. 내년부터는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총선 승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총선 이후 정부의 개혁 입법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사석에서 ‘170석 이상’을 총선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현재 할 수 있는 것에는 최선 다하겠지만, 진짜 개혁은 내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