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영향으로 채소류 전월비 7.1% 상승
상추·시금치·열무 등 잎채소 위주로 올라
7월 조사 3번 나눠 했는데 3번째서 반영
1/3만 반영된 셈…8월부터 온전히 영향
‘기저효과도 사라져’ 다음달 위기 가능성
[헤럴드경제=배문숙·홍태화 기자] 7월 상추 물가가 지난달 대비 83.3% 뛰었다. 지난달 중반부터 몰아친 폭우·폭염의 물가 영향이 약 1/3 정도만 반영됐을 뿐인데, 두 배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8월부터는 기상요건 악화가 온전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식탁물가엔 이미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기저효과도 사라진다. 지난해 7월까지는 전월비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8월엔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즉, 올해 8월 물가는 전월비 상승률이 0%만 초과해도 상승 폭이 커진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채소류 물가는 지난달과 비교해 7.1% 상승했다. 이에 농축수산물 물가도 1.7% 올랐다. 특히 상추(83.3%), 시금치(66.9%), 열무(55.3%) 잎채소가 폭우 영향으로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8월이다. 이번달 물가 조사는 7월 중 세 차례로 나눠 진행됐다. 그중 마지막 조사에서 채소류 가격 오름세가 반영됐다. 폭우 영향이 1/3만 적용된 셈이다. 이번 달엔 온전히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김보경 통계청 심의관은 “채소류는 폭우 영향으로 7월 하순경에 많이 올랐다”며 “물가를 세 차례 나눠 조사하는데 세 번째 조사 때 (그 영향이) 많이 나타나 등락률이 낮게 나온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저효과가 사라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폭우에도 불구하고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오히려 0.5% 떨어졌다. 상추, 시금치, 열무도 각각 -8.8%, -19.4%, -17.4%를 나타냈다.
장을 보며 체감하는 물가와 정반대로 전년동월비 증감률이 나타난 셈이다. 지난해 7월 물가 전월비를 보면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상추 물가는 전월비로 108.0% 급등했다. 시금치(95.4%)와 열무(65.8%)도 큰 폭으로 올랐다. 마찬가지로 기상여건 악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강한 기저효과가 전년동월비 물가를 수치상 낮춘 것이다.
역설적으로 8월 물가는 이 때문에 비상이다. 지난해 8월엔 상추 물가 전월비는 -0.9%를 기록했다. 시금치와 열무도 각각 32.0%, 8.7%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올해 8월엔 기상여건 악화 영향이 온전히 반영돼 더 높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데, 기저효과 마저 없어지는 셈이다.
사라지는 기저효과는 전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전월대비 물가 증감률은 -0.1%를 기록했다. 7월(0.5%)까지 거센 오름세를 나타냈던 물가가 한 풀 꺾였던 셈이다. 올해 8월 물가 상승세가 조금이라도 거세지면 2.3%에 안착한 물가가 흔들릴 수 있다.
김보경 심의관은 “7월까지는 작년의 기저효과로 물가가 안정된 측면도 있다”며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8월에는 이러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8, 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나, 10월 이후 다시 안정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관계부처도 채소류 물가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양파·상추 등 11종 채소에 대해 오는 3~9일 대형·중소형마트, 지역농협(하나로마트),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 전통시장, 온라인몰 등에서 1인당 1만 원 한도로 20%(전통시장 30%) 할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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