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새해에도 동북아를 둘러싼 가장 큰 화두는 ‘미ㆍ중경쟁’이다. 미국은 중동 문제와 재정적 어려움에도 ‘아시아 재균형(Asia rebalancing)’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고 중국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 군사력 도전을 피하되 군비 확충과 외교력을 통한 장기적 대미 견제와 지역 질서 재편을 시도할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예산자동삭감(시퀘스터)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고 중국 역시 충분한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미ㆍ중 양국이 크게는 협력 기조를 가져가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힘겨루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달 공화당의 완승으로 끝난 중간선거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에서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민법 행정명령 관철에서 보듯이 공화당이 점거한 의회를 우회해 원하는 것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외정책에서도 2009년 1기 정부 시작할 때의 기조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어느 적대국과도 대화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최근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가 이같은 회귀의 단적인 예다.
문제는 공화당이 보다 강한 대중 압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화당은 시퀘스터를 완화하더라도 국방비는 유지하며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중동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부딪힐 여력이 없는 오바마 행정부로선 한국ㆍ일본 등 주변 동맹국의 역할에 기대며 ‘상황관리’에 주력할 전망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도 급작스러운 6자회담 재개나 군사적 조치 등 극단적 선택을 배제하고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로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강대국 지위’를 인정받고 ‘신형대국관계’를 맺으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시 정상회의에서 미ㆍ중이 기후 변화에 공동 대응키로 합의한 것이 미ㆍ중 간 최초로 이룬 합의이며 중국은 이번 기회에 미국이 자신들 힘을 인정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일본이다. 미국이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확대해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데 대해 중국은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제1 도련선, 제 2 도련선으로 상징되는 지역접근 거부(A2/AD)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일본과의 갈등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ㆍ중 갈등이 ‘신냉전’의 도래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과 러시아는 힘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 직접 도전하는 군사동맹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양국이 힘을 합치더라도 미국을 능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미국의 압력만 증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로서도 장기적으로 서방 세계와 화해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중국의 부상이 가져올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지나친 밀착은 피할 전망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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