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지난 26일 발생한 근로자 3명의 사망사고가 한국수력원자력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측의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사망 근로자 유가족측은 “사고당시 밸브룸에 설치된 환기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와 오전에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오후 늦게서야 한수원측이 늦장대응한 이유를 경찰조사를 통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한수원 고리본부는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에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사고 당시 밸브룸의 환기시설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 “밸브룸에는 환기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나 지난 11월 6일부터 가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가동하지 않은 이유는 케이블을 다시 설치하는 작업을 끝낸 뒤 도장작업을 했는데, 도장작업에 따른 활성탄의 흡착능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환기시스템이 가동되고 가스경보기가 설치돼 있었더라면 이번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유가족측의 주장이다.

경찰은 한수원측의 늦장대응 논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주경찰서 원전사고 전담팀은 숨진 근로자 김모(35) 씨와 손모(41) 씨가 사고현장인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에 들어가는 모습을 25m 떨어진 CC(폐쇄회로)TV를 통해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6일 오전 9시51분, 손 씨는 오전 10시17분에 각각 밸브룸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 화면으로 확인됐지만 이후 나오는 모습이 찍히지 않아 오전에 이들이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마지막으로 구조작업에 나섰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진 KTS쏠루션 직원 홍 모(50) 씨는 이날 오후 4시 56분 밸브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이처럼 경찰은 한수원이 두 근로자가 숨진지 6시간여 동안 사건 발생 여부조차 인지하지 못했고, 구조를 위해 들어간 직원이 또다시 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환기시스템이나 가스경보기 운영규정 등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