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여성 경찰이 남성 경찰에 비해 여성 및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이 높고 실천적이지만, 계급이 높을수록 보수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김상호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경찰조직 내 여성대표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경들의 능동적 대표성(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ㆍ실천) 평균값은 3.581로, 남성 3.573에 비해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계급이 올라갈수록 여경의 능동적 대표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지난해 9월 대구지방경찰청 관할 전 경찰서 경찰을 대상으로 여성 범죄 피해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관심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전혀 그렇지 않다’(1점), ‘매우 그렇다’(5점)을 적용해 이같은 성향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들에 대한 배려가 공정한 법집행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해 여경들은 그렇지 않다는 반응(2.723)을 보이는 데 반해 남성 경찰들은 그렇다(3.014)고 했다. 또 ‘유능한 여성들이 경찰직에 보다 많이 충원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도 여경들이 긍정적 평가(3.117)를 보이는데 반해 남성들은 보통(3.00) 보다 낮은 부정적 평가(2.953)를 보였다.

한편 여경의 경우 계급이 높을수록 능동적 대표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순경 계급의 여경의 능동적 대표성은 3.646을 기록한 반면, 경위 이상은 3.507으로 나타나 보수적 성향을 대변했다.

계급이 오를수록 성차별적 상황에 많이 노출될 수 있고 양성평등의 필요성을 체감해 보다 적극적으로 능동적 대표성을 표출하도록 작용할 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경찰 승진과정에 따른 사회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경찰조직에서는 남성중심 문화가 승진을 통해 내면화되고 있으며 고위직에서 심각한 성별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며 “이는 여경들의 사기 저하와 함께 성별 자부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여경은 7800여명으로, 경찰 전체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총경 이상 고위직의 경우 0.11%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의 욕구와 정책적 우선순위를 대변할 수 없다는 문제점과 함께 중하위직 여경들의 동기 저하와 유여성의 신규채용에까지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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