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변화의 물줄기에서 한걸음 비켜나 있는 듯했던 세탁기가 ‘가전혁신’의 마지막 전쟁터로 떠올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15 현장에서는 ‘TV쇼’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의 세탁기 혁신 경쟁이 뜨거웠다.
7일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는 “올해 CES에서 글로벌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페데스탈(받침대)에 세제, 섬유유연제 분사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그쳤지만, LG전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드럼세탁기에 미니세탁기를 집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부가기능을 넘어 제품의 용도와 개념 자체를 확장한 LG전자 세탁기의 진화를 긍정적으로 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지난 5일 CES2015 개막 전 공개된 LG전자의 ‘트윈 워시 시스템’ 세탁기는 현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제품은 제품 상단에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하단에 소량 세탁이 가능한 미니 세탁기를 결합했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대용량 세탁기와 미니 세탁기를 따로 혹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대용량 드럼세탁기와 비슷한 크기(약 140㎝)로 공간활용도를 높인 점과 ‘홈챗(HomeChat)’ 서비스를 통해 원격제어 기능을 제공하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도 세탁기 혁신전쟁에 동참했다. 세탁조 상단 커버에 개수대와 빨래판을 적용한 ‘빌트인 싱크’ 구조와 물 분사 시스템(워터젯)을 설치, 사용자가 쉽게 초벌(애벌)빨래를 할 수 있게 한 ‘액티브워시’ 세탁기가 주 무기다.
미국의 가전 전문업체 월풀(Whirlpool) 역시 구글의 사물인터넷 기기 네스트(Nest)와의 연동으로 ‘에코부스트(EcoBoost)’ 기능을 적용한 세탁기를 선보였다. 에코부스트는 세탁기에 삽입된 칩이 네스트로부터 데이터를 공유 받아 사용자가 집을 비웠을 때 전기를 최소한으로 소비하도록 작동 시간 및 옵션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그동안 고효율, 대용량, 디자인차별화라는 경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던 세탁기가 마지막 가전혁신의 전쟁터가 된 데는 지난해 촉발된 소형 가전의 융복합 모델 출시 경쟁도 한몫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 소형가전(커피정수기, 제ㆍ가습공기청정기)을 중심으로 융복합 열풍이 불었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과 가전 교체수요 공략을 위해서라도 세탁기의 변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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