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주간지 테러 사건에 대해 세계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언론사에 가해진 무자비한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과 표현의 자유 침해를 힐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번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소행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슬람 사회 내부에서도 반(反)이슬람 정서 악화를 우려하며 전례 없는 테러라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세계 지도자들, “대응 공조”=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사건 직후 “정당화될 수 없는 무자비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신년회에서 “이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초석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면서 “전 세계가 단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주춧돌이며, 종교나 인종 또는 다른 이유로 사회를 분열하려는 이런 사람들의 의도가 성공을 거두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에 이미 외국인 혐오증과 반(反) 난민 감정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이런 끔찍하고 계산된 테러 행위가 모든 종류의 극단주의자들에게 악용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에 대한 공포스런 테러”라며 “행정부에 프랑스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테러리스트들을 정의에 심판대에 세우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독일 국민을 대신해 프랑스 정부와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주의 골간인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모든 종류의 테러에 반대하고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함께한다”면서 연대 의지를 표시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테러 퇴치에 적극적으로 공조해 나갈 준비가 돼 있음을 거듭 확인한다”고 가세했다.
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등 서방 지도자들은 ‘야만적’이라거나 ‘비열한’ 등과 같은 용어로 테러를 맹비난했다.
▶언론단ㆍ종교계, 위기의식 표명=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테러라는 점에서 언론계에서도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유럽의 중심에서 표현의 자유에 뻔뻔한 공격이 이뤄졌다”고 비판했고, ‘국경없는기자회’는 프랑스 언론사에서 가장 어두운 날(black day)이라고 규탄했다.
스위스의 프랑스어 사용권 편집인 모임인 ‘메디아 스위스’도 이날을 ‘블랙 데이’로 규정하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런 테러 공격을 규탄하며 이와 관련된 사람과 지지자들을 반드시 체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시로 베네데티니 바티칸 부대변인은 인간의 목숨과 언론의 자유를 모두 공격한 매우 끔찍한 사건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을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슬람 사회에서는 이번 언론사 테러가 자칫 반이슬람 정서에 불을 붙일까봐 우려하는 모습이다.
프랑스의 이슬람신자협회는 성명에서 “이 야만적 행위는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도 공격했다”고 비난했으며, 아랍연맹과 이슬람계 단체들도 “이는 범죄행위로 이슬람은 어떤 폭력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메브류트 차부쇼울루 외무장관은 “우리는 유럽에서 확산하는 인종차별과 이슬람혐오(이슬라모포비아) 등과 싸워야 하며 어떤 형태의 테러에 대해서도 싸워야한다”면서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로서 이슬람과 테러리즘을 연관 짓는 접근은 옳지 않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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