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베를린영화제서 두 번째 심사위원대상 수상 쾌거…다섯 번째 은곰상
홍상수 감독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자신의 신작 '여행자의 필요'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홍상수 감독이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었다.

홍 감독은 24일(현지시간) 제7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신작 '여행자의 필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2등상'에 해당한다.

앞서 홍 감독은 2022년에도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다.

홍 감독은 이날 수상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7차례 진출해 부문별 작품상인 은곰상 트로피만 모두 5차례 거머쥐는 기록을 세웠다.

홍 감독은 "심사위원단에 감사하다. 내 영화에서 무얼 봤는지는 모르겠다. 궁금하다"며 수상 소감을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관객석에서 카를로 샤트리안 예술감독을 향해 "그가 나를 많이 초청해줬다"며 "내 영화에 공감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31번째 장편인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에서 왔다는 이리스(이자벨 위페르 분)가 한국에서 이송(김승윤)과 원주(이혜영)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막걸리를 마시는 이야기를 그린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2차례 받은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다른나라에서'(2012)와 '클레어의 카메라'(2018)에 이어 3번째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홍 감독의 연인인 배우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8년 '밤과 낮'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 초청받은 홍 감독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 2020년 '도망친 여자'(〃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각본상)으로 상을 받았다. 2022년에는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는 29번째 장편 '물 안에서'가 새로운 영화적 비전의 작품을 소개하는 인카운터스 부문에 초청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은 '다호메이'를 연출한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오프에게 돌아갔다.

'다호메이'는 프랑스가 19세기 말 식민 지배한 다호메이 왕국(현재의 베냉) 유물 26점을 2021년 11월 반환한 뒤 베냉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논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세네갈 출신 부모를 둔 41세의 감독 겸 배우 마티 디오프는 3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황금곰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는 '여행자의 필요'를 비롯해 '범죄도시 4'(스페셜 갈라 부문), '파묘'(포럼),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제너레이션 K플러스), '서클'(단편 경쟁) 등 5편의 한국 영화가 선보였다.

이 가운데 김혜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성장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어린이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는 수정곰상을 받았다.

지난 15일 개막해 모두 191편의 영화를 소개한 이번 영화제는 오는 25일 수상작 등을 마지막으로 상영하고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