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미국)=신동윤 기자]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저가 정책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어렵게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판매가를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힘든 시기를 잘 넘길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12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5 북미국제오토쇼(NAIASㆍ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일본차에 대응할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신차 출시가 오는 2016년에 집중된 만큼 올해는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쏘나타 하이브리드ㆍ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의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며 “저가 정책을 펼치는 일본차에 대응해 판매가를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힘든 시기를 잘 넘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북미 시장에서 지속하고 있는 제값받기 정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량 가격 자체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파이낸싱이나 인센티브 강화 등의 전략을 통해 차량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북미 시장에서 일본차 업체들은 엔저를 무기로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차량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 이에 도요타 캠리는 현재 미국에서 쏘나타에 비해 1500~2000달러 가량 더 싸게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대해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에서는 저유가 기조로 인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비롯해 픽업트럭, 고성능차 등이 많이 나왔으며, 당분간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에 참석하기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 참석하는 등 강행군을 펼치며 북미 시장에 대한 전략 구축 및 구성원의 분발을 촉구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12일 오전 9시 55분께 신형 제네시스를 타고 모터쇼장에 등장,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시 부스를 돌아보며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와 신기술 등에 대해 꼼꼼히 점검하고 향후 경영방향에 대해 구상했다. 특히, 북미 시장 최대 경쟁자인 도요타 전시장에서는 직접 캠리 운전석에 탑승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으며, 닷지 등 픽업트럭을 전시한 브랜드에도 관심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국내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 대해 어느 때보다 더 긴장하고 신경 많이 쓰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비상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현대차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일부 ‘안티 현대차’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양하기 마련이며 우리가 기본적으로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소비자의 작은 이야기라도 듣고 바로 시정하는 마인드를 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부회장이 관심을 갖고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성능 라인업은 오는 2017년께 첫 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고성능차는 정의에 따라 여러 형태로 설명할 수 있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폴크스바겐 모델이 접근하기에 가장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양산차량에 고성능 엔진을 탑재하는 등 튜닝을 거친 ‘R라인’을 일반 모델에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고성능 라인업을 출범시킬 경우 명칭은 남양연구소의 이니셜을 딴 ‘N’이 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 완성차들이 생산 중인 머슬카의 경우 동양 시장에는 시장성이 부족하다”며 “(N이 자리잡은 후) 순수 고성능 슈퍼카 쪽으로 단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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