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트로이트=신동윤 기자] 2015 북미국제오토쇼(NAIAS)를 맞아 한 자리에 모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수뇌부 인사들이 비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계에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GM 본사 인근 한 레스토랑에 열린 ‘GM 글로벌 미디어 만찬’에 참석한 GM 임원들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우선 한국 기자들과 만난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 노조의 행동은 일관성이 없다”며 “노사간 협조를 통한 지속가능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협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각각 1년, 2년에 한번씩 하는데 이는 장기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고 상호 신뢰가 생기기 힘든 구조”라고 강조했다.
자코비 사장은 “자동차 산업이란 주기가 긴 산업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업종인데 매년 노사교섭으로 힘을 다 빼로 2년에 한번씩 노조위원장이 바뀌니 일관성있는 교섭이 어렵다”고 말했다.
자코비 사장은 이런 문제를 한국지엠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 완성차 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지엠뿐만 아니라 현대ㆍ기아차, 쌍용차가 똑같은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도 사라지고 있다”며 “독일 노조도 요구하는 게 많지만 회사가 위기일 때는 노조가 협상 여지를 많이 열어주고 양보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코비 사장은 “한국은 엔지니어, 디자인, 수출 역량 등에서 강하지만 인건비 등 비용문제는 한국의 이런 강점을 반감시킨다”며 안타까워했다.
독일 출신인 자코비 사장은 아프리카ㆍ아시아ㆍ태평양ㆍ중동 내 100여 개 이상의 국가와 이들 지역의 GM 사업장을 총괄하고 있다. 자코비 사장이 한국지엠의 노사문제를 거론한 것은 최근 한국지엠의 수출물량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가 철수하면서 15만대 가량 감소했고, 이로 인해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위원장이 최근 삭발투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댄 암만 GM사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 탓도 있지만, 한국GM의 비용 경쟁력이 최근 약화한 점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GM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 이후 해외 판매량이 24.4% 나 줄었고 군산공장 가동률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호샤 사장은 ”수출 물량 감소분 가운데 뷰익 앙코르(트랙스), 오펠 칼(Karlㆍ스파크) 등 5만대의 수출 물량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10만대 가량이 부족하다”며 “추가 생산 물량을 유치하려면 한국지엠이 인건비 등 가격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가운데 이해관계자(노조)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와 앨런 베이티 GM 북미사장 등 GM의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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