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아동학대 사건에 분노…CCTV의무화 보호방안 촉구

잇단 아동학대 사건에 분노한 ‘앵그리맘’들이 또다시 유모차를 끌고 거리를 점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금 전국적으로 앵그리맘 집회ㆍ시위가 확산될 조짐이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33ㆍ여)의 네살배기 폭행사건에 이어 지난 18일 부평에서 보육교사 B(25ㆍ여) 씨가 원생을 주먹으로 구타한 영상이 공개되자 전국의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며 시위에 나선 것이다.

또 지난해 11월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11개월된 영아가 보육교사의 학대와 무관심 등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CCTV에는 보육교사 B(36ㆍ여) 씨가 아이를 두께 5~6㎝ ‘목화솜요’ 사이에 넣어 눕힌 뒤 다리로 누르며 재우는 듯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봇물 터지듯 하루가 머다하고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엄마들은 “애들 키우기 힘들다”고 가슴을 치고 있다.

19일 전국의 학부모 1만4000여명이 가입한 아동학대근절을위한자발적시민모임 ‘하늘소풍’ 카페 회원들은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어린이집 CC(폐쇄회로)TV 설치 의무화를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법안 통과를 위한 무기한 서명에도 돌입했다. 최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원생을 학대하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자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이다.아이 둘을 키운다는 한 주부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며 “앞으로 내 아이들에게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그 전에 나서서 지켜야겠다고 생각해 서명했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송도국제도시 주민연합회’ 및 ‘송도국제도시맘’ 카페 회원 100여명이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 모여 지난 8일 벌어진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 규탄 집회를 열었다.

대다수가 젊은 엄마들로 구성된 회원들은 보육교사 자격 강화와 어린이집 CCTV 상시 개방 등을 촉구하며 정부에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엄마들은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앵그리맘 현상’이 해마다 연령을 불문하고 적잖은 수의 아이들이 학대와 성범죄, 대형 참사 등 각종 사건ㆍ사고에 노출되는 데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우리 아이’도 언제 어디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데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ㆍ유아들은 물론 심지어 다 큰 군인들까지도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있으니 엄마들이 ‘내 새끼는 내가 지켜야겠다’는 위기감에 거리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 교수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본질적인 욕구인 ‘안전’, 그 중에서도 자녀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데 엄마들이 분노하게 된 만큼 정부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