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약을 비싸다고 인식하는 경우 ‘위약효과’(placebo effect)‘도 한층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약효과’란 치료 효과가 없는 물질을 진짜 약이라며 환자에게 주면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알베르토 에스파이 박사가 중추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한 번은 100달러짜리, 또 한 번은 1500달러짜리 주사제라면서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후 매시간 운동기능(motor skill) 테스트를 통해 위약효과를 평가했다.
파킨슨병은 운동(motor)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생산 세포가 소실돼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근육 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 몸의 균형조절 능력 상실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치료에는 합성 도파민인 레보도파가 사용되고 있으나 완치 방법은 없다.
실험 결과 비싼 약을 주사했을 때가 덜 비싼 약을 투여했을 때보다 운동기능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경우 모두 레보도파 만큼의 효과를 주지는 못했지만 비싼 약을 주사했을 때는 덜 비싼 약과 레보도파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한 뇌촬영에서도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부위의 활동 강도에 이에 상응하는 차이가 관찰됐다.
에스파이 박사는 운동기능 테스트는 투약 후 4시간까지만 시행했기 때문에 위약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환자가 효과를 믿는 동안만큼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과는 환자가 자신의 병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헨리 포드 웨스트 블룸필드 병원 신경과 전문의 피터 리위트 박사는 환자가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을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약효를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실제로 환자는 크기가 작은 약보다는 큰 약, 복제약보다는 브랜드 약, 진통제의 경우 파란색 약보다는 빨간색 약이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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