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마지막 물가관계차관회의가 열렸다. 지난 9월11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하던 예년에 비하면 그 간격이 훨씬 크다.
지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0.9%에 머무는 등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가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다른 이슈에 비해 밀린 까닭이다. 오히려 너무 낮은 물가가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올해 공식적으로 회의 결과를 발표했던 물가관계회의 개최횟수는 14번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이날 회의 포함 네차례에 그쳤다. 지난 9월부터 석달연속 0%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상황이 회의 개최건수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이는 예년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의 경우 물가관계장관회의만 30번 가량 열렸다. 회의 참석자들은 차관이 아닌 관계부처 장관이었다. 사이사이에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 물가안정책임관 회의도 수시로 진행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2.2%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폭염과 잦은 태풍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농ㆍ수산물 가격이 들썩거렸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등의 가격이 뛰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날씨도 안정적이고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도 안정되는 등 특별히 물가관련 회의를 자주 열만한 요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올해 물가는 경제정책의 핵심 타깃에서 살짝 비켜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유통구조 간소화를 위해 정부가 올해 농산물, 수산물 유통구조개선방안을 마련하긴 했지만 연내 나올 예정이던 공산물 대책은 발표가 연기됐다.
최근에는 고물가 우려가 물가 상승률이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는 걱정으로 대체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물가상승률 하락에 가장 많이 기여한 것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반영하는 ‘총수요 압력’이라고 밝혔다. 저물가 요인을 유가하락, 무상복지 등 주로 공급 측면에서 찾은 정부 및 한국은행의 설명과 거리가 있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엄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기업이나 국민이 혹시 일본 등 과거의 다른 나라처럼 디플레이션 압력은 없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11월 물가상승률은 0.9%지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인플레이션율이 1.8%로 주요 국가들에 비해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댔다.
한편 이날 추경호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는 유통구조개선대책을 비롯해 지방물가관리현황, 대학생 주거비원 등 올해 발표했던 정부의 주요 물가관계 대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에 직거래 활성화 법률을 마련하고 도매시장 시설 5개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알뜰주유소 관리를 강화하고 주유소 혼합판매 계약전환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며 유류 가격을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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